씨티은행이 페이퍼리스(paperless·종이 없애기) 정책에 동의하지 않는 고객의 디지털뱅킹 계정을 차단할 것이라고 경고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3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의 보도에 따르면 씨티은행은 최근 일부 고객에 기존 종이로 된 은행 명세서, 크레딧카드 청구서 등의 페이퍼리스(디지털화)를 거부 시 은행 앱과 웹사이트 접속이 차단될 것이라고 통보했다.
은행 측은 온라인 뱅킹 이용자 중 페이퍼리스 정책에 참여하지 않은 일부 고객에게 시범적으로 통보한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이와 같은 경고를 받은 고객의 수는 밝히지 않았다.
씨티은행 측은 온라인 뱅킹 사용자가 페이퍼리스 정책으로 전환을 유도하기 위한 것이라면서도 페이퍼리스로 바꾼 고객 중 종이 명세서와 청구서 수신을 원하는 고객은 재변경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페이퍼리스 정책은 친환경 효과도 있겠지만, 은행 입장에서는 비용 절감 효과가 크기 때문에 씨티은행이 페이퍼리스 정책 참여를 강제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런 은행 측의 조치에 대해 소비자 권익 옹호 단체들은 반발하고 있다.
연방법상 크레딧카드 업체들은 고객이 페이퍼리스 정책을 자발적으로 선택하지 않으면 한 달에 최소 1회 종이로 된 명세서와 청구서를 사용자에게 보내야 한다며 씨티은행의 이런 위협적인 조치는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디지털 계정 접속 차단 여부에 관한 내용은 법규에 없어서 이를 노린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일부 고객은 종이로 받는 게 재정 관리가 더 쉽다고 지적했다.
지난 2020년 리서치그룹 에이트-노바리카의 설문조사 결과, 4명 중 1명 이상이 종이 명세서나 청구서를 이용해서 재정 관리를 한다고 답했다.
한편 소비자금융보호국(CFPB)에 의하면 2022년 크레딧카드 고객 3명 중 2명은 페이퍼리스를 선택했다. 지난 2015년 조사치인 36%와 비교해서 1.5배 이상 상승한 것이다.
우훈식 기자 woo.hoonsik@korea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