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신규 주택 건설이 고금리 등으로 높아진 건설비용 부담에도 불구하고 10월 들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상무부가 발표한 월간 주택건설 현황 자료에 따르면 10월 주택 착공 건수는 전월 대비 1.9% 증가한 137만2천건(이하 연율 환산)으로 집계됐다.
이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135만건)를 조금 웃도는 수치다.
향후 주택시장 흐름을 가늠하는 지표인 신규주택 허가 건수는 전월 대비 1.1% 증가한 148만7천건으로 나타나 역시 전문가 예상치(145만건)를 웃돌았다.
당초 시장 전문가들은 고금리와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주택 건설비용이 늘어남에 따라 신규 주택 착공·허가 건수가 보합권에 머물 것으로 예상했다.
실제로 앞서 16일 나온 11월 미국주택건설업협회(NAHB)·웰스파고 주택시장지수(HMI)는 전월 대비 6포인트 떨어진 34를 나타냈다.
이 지표는 단독주택 건설시장의 심리 변화를 보여주는데, 4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건설시장 심리 악화에도 불구하고 10월 신규주택 착공·허가 건수가 증가한 것은 매물로 나오는 기존 주택이 줄면서 신규 주택 수요가 꾸준히 이어지는 현상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과거 3∼4% 언저리의 저금리로 장기 주택대출을 받은 기존 주택 보유자들이 집을 내놓기를 꺼리는 ‘록인(Lock-in)’ 효과가 미국 주택시장에 나타나고 있다고 보고 있다.
미국 국책 담보대출업체 프레디맥이 매주 집계하는 30년 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의 평균 금리는 지난 16일 현재 연 7.44%를 나타냈다. 최고점을 기록한 10월 말 7.79%보다는 떨어졌지만, 여전히 매우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미국주택건설업협회(NAHB)의 알리시아 휴이 회장은 “10월 들어 높아진 금리에도 불구하고 기존 주택의 재고 부족이 신규 착공 수요를 지지했다”라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