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JC 실태 보도…연방법 기준 4만명 육박
엔데믹 후 렌트비 급등·지원책 종료 탓
학교 이탈·정서적 불안 등 악영향 심각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조지아주에서 홈리스 청소년 비율이 크게 늘고 있다.
경제 상황이 비교적 양호함에도 불구, 한번 무너진 사회적 안정망이 쉽게 복구되지 않고 있다는 지표다. 부모의 주거 불안이 세대를 넘어 심리 불안, 학업 부진, 사회적 부적응 등으로 이어지는 ‘도미노 피해’로 번질 수 있어 사회적 관리가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24일 애틀랜타 저널(AJC) 보도에 따르면, 2022~2023학년도 조지아의 홈리스 아동·청소년은 약 9000명에 달한다. 이들은 노숙자 보호소, 길거리, 차, 모텔 등에서 산다. 이에 더해 셰어하우스 등에 사는 2만9000여명을 더하면 4만명가까이 된다. 노숙자 지원 연방법인 맥킨니 벤토법(McKinney-Vento Homeless Assistance Act) 상 미성년자가 경제적 어려움으로 가족·친지가 아닌 사람과 같은 집에서 사는 경우 홈리스로 분류된다.
귀넷 카운티의 경우, 신고된 홈리스 청소년은 전체 학생의 1.14%인 2083명으로, 코로나19 이전인 2018학년(1995명)은 물론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인 2020학년(1227명) 보다도 많다. 이에 대해 AJC는 코로나19 시기 원격 수업을 하며 부모가 자녀에 대한 노숙 청소년 등록을 피했고, 이후 등교가 재개되며 미등록된 노숙 청소년이 통계에 포함된 것이라고 보도했다. 조지아 전체로도 코로나19 발생 전 2.2%였던 노숙 청소년 비율은 팬데믹 기간 1.8%로 감소했다가 이번 학년도에 다시 2.3%로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주거 위기를 겪고 있는 가구의 증가 원인으로 렌트비 급등과 코로나19 팬데믹 종료로 연방정부의 각종 지원이 끊어진 점을 꼽았다. 귀넷 교육구의 크리스탈 바스커빌 보건안전국장은 코로나19 취약계층 보호를 위한 ‘세입자 퇴거 유예’ 조치가 종료됨에 따라 살 곳을 잃은 사례를 소개했다. 그는 또 “많은 사람들이 홈리스 가정에 대해 근본적인 문제가 있거나 잘못된 판단을 한 사람들이라고 생각하지만, 단순히 생활비를 견디지 못한 이들도 적지 않다”고 전했다.
어린 시절 경험한 주거 불안은 오랜 기간 지속되며 악영향을 미친다. 가장 큰 문제는 학교 이탈이 잦아진다는 점이다. 홈리스 가정은 집을 구하기 위해 지정된 교육구를 떠나는 경우가 많다. 조지아주 교육부(DOE)에 따르면, 홈리스 청소년의 학교 출석률은 평균(93%)보다 낮은 88%에 그쳤다. 정학 처분을 받는 비율 역시 11.7%로 평균(8.14%)보다 높다. 퇴학률은 0.18%로 평균(0.098%)에 비해 두 배나 높다. 집이 없어 옮겨다니다 보니 교우 관계 단절 등의 불안감이 쌓이고, 교사들도 일관된 도움을 줄 수 없는 상황을 초래한다.
세대를 잇는 악순환을 차단하는 첫 단추는 홈리스 학생을 적극적으로 식별해내는 것이다. 1987년 제정된 맥킨니-벤토법은 이미 홈리스 청소년에 대한 구제책을 일정 부분 마련해 두고 있다. 이에 따르면 초·중·고교 연령층의 홈리스 학생들은 지정 교육구가 아니더라도 어느 곳이든 무상으로 공립학교 교육을 받을 수 있다. 또 각 교육구에 홈리스 학생 담당자를 지정해 각종 학습 자재와 등하교를 위한 스쿨버스 비용을 지원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귀넷 교육구의 경우 담당자가 지역 사회복지사 50명, 간호사 15명과 협력하고 있다. 또한 생활비를 마련하지 못해 퇴거 조치를 받는 이들이 없도록 개스 등 유틸리티 회사, 호텔 등과도 협력하고 있다.
장채원 기자 jang.chaewon@korea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