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메리칸 항공이 승객에게 ‘팔레스타인’이라고 적힌 옷을 벗으라고 강요했다는 주장이 나와 논란이다. 항공사 측은 “사건 경위를 파악 중”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지난 3일 영국 인디펜던트는 “아메리칸 항공 승객이 정치적 이유로 옷을 벗게 되었다”며 사건을 보도했다.
지난달 29일 뉴욕 JFK공항에서 출발해 애리조나 피닉스 스카이 하버 국제공항으로 향하는 아메리칸 항공에 탑승한 남성 승객은 ‘팔레스타인’이라는 단어가 적힌 옷을 입고 있었다.
그런데 이 승객은 비행기에 탑승하기 직전 승무원으로부터 옷을 벗거나 뒤집어 입어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정치적 입장이 담긴 옷을 입고 있어 비행기 탑승이 어렵다는 이유에서였다.
아메리칸 항공으로부터 ‘팔레스타인’이란 단어가 적힌 옷을 벗거나 내리라고 강요받았다는 남성 승객. 남성 승객은 본인의 소셜미디어(SNS)에 본인의 아메리칸 항공 티켓 및 해당 옷 사진과 함께 항공사를 비난하는 글을 올렸다. 사진 엑스(X) 캡처
남성이 “옷에 공격적이거나 불경스러운 내용이 적혀 있지 않다”고 반박했지만 승무원은 “따르지 않을 경우 법에 따라 비행기에서 강제로 내려질 수 있다”고 말했다고 한다. 아메리칸 항공의 복장 정책에 따르면 ‘공격적인 옷은 허용하지 않는다’라고만 명시했을 뿐 정치적인 복장을 제재하는 내용은 없다.
이 남성 승객은 본인의 소셜미디어(SNS)에 본인의 아메리칸 항공 티켓 및 해당 옷 사진과 함께 항공사를 비난하는 글을 올렸다. 남성은 “입고 싶은 옷을 입을 권리가 있다”면서 항공사의 규제에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이 내용을 남성의 사촌이 엑스(X, 구 트위터)에 공유해서 널리 알려지게 됐다.
미국아랍비차별위원회(ADC)는 “차별적인 규제일 뿐만 아니라 팔레스타인에 대한 편견을 드러내는 행동이다”라며 이번 사건을 비판했다. 또한 아메리칸 항공의 공식적인 사과를 촉구했다.
아메리칸 항공은 “사건을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해 조사 중이며 우리 직원이 해당 승객 측과도 연락 중”이라고 밝혔다.
아메리칸 항공은 지난 해 9월에도 한국의 유명 여성DJ가 성적인 의미의 영문 욕설이 적힌 바지를 입었다는 이유로 탑승을 거절해 논란이 된 바 있으며, 7월에는 여성 보디빌더가 탱크톱 상의에 핫팬츠를 입었다가 탑승이 거부되는 등 아메리칸 항공의 운송약관 적용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아메리칸 항공은 ‘항공사의 안전 규정 준수’ 약관 규정에서 “항공사가 판단하기에 승객의 신체적·정신적 상태가 안전지침을 이해하거나 준수할 수 없는 상태거나 가능성이 있는 경우 승객의 운송을 거부할 수 있다”며 “어떠한 이유로도 (일시적 혹은 영구적으로) 승객의 탑승을 거부할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