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전 대통령이 내년 대선에서 재집권할 경우 미국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서 탈퇴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미국 의회가 14일 대통령이 임의로 나토를 탈퇴하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을 법에 명시했다.
전날 미국 상원에 이어 이날 하원을 통과한 국방수권법안(NDAA·국방예산법안)에 이 같은 규정이 포함됐다고 의회 전문 매체 더힐 등이 전했다.
팀 케인(민주·버지니아) 및 마르코 루비오(공화·플로리다) 상원의원의 요구로 반영된 이 조항은 상원의 승인이나 상·하원 법안 없이 어떤 대통령도 나토에서 탈퇴하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이다.
만약 미국 대통령이 상원의 승인이나 의회 차원의 법안 없이 나토에서 탈퇴할 경우 이를 위한 예산 사용이 금지된다고 팀 케인 의원은 보도자료에서 밝혔다.
팀 케인 의원은 “나토는 푸틴의 우크라이나 전쟁 및 전 세계의 도전에 강력하게 대응해 왔다”라면서 “미국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나토를 탈퇴하는 것을 막는 법안 통과는 국가 안보의 중요 토대인 이 중요한 동맹에 미국의 지지를 재확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루비오 의원은 “미국 상원은 미국의 나토 탈퇴 여부에 대해 감독해야 한다”라면서 “우리는 국익을 보호하고 민주적 동맹국의 안보를 지켜야 한다”라고 말했다.
공화당 유력 대선 주자인 트럼프 전 대통령은 주요 여론조사의 가상 대결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을 이기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 때문에 미국 내외에서는 트럼프 2기 정부 출범 및 외교 정책의 급격한 변화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재임 때 미국의 나토 탈퇴를 반복적으로 거론했던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번에는 선거운동 캠페인 웹사이트에서 “우리는 나토의 목적과 임무를 근본적으로 재평가하기 위해 나의 행정부에서 시작했던 과정을 완료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이번에 상·하원을 통과한 국방수권법안은 2024년 회계연도(2023년 10월~2024년 9월)에 대한 것이다. 국방 예산과 정책 방향 등을 담은 국방수권법안은 매년 의회에서 처리되고 있다.
미국 대선은 내년 11월 진행되며 새 대통령 임기는 2025년 1월부터 시작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