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행자 사고 늘어 대책 필요”
우회전 차량에 의한 보행자 사고를 막기 위한 빨간불 우회전 금지 법안이 8일 애틀랜타 시의회에 상정됐다.
제이슨 도지어 의원 등 3명의 의원이 발의한 이 법안은 교통혼잡도가 높은 애틀랜타 다운타운과 미드타운, 캐슬베리 힐 지역에서 차량 우회전을 우측 초록불일 때만 허용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법안은 다음 주 교통위원회에서 심의될 예정이다.
연방정부는 연료 절감을 위해 1975년부터 신호 대기 차량의 빨간불 우회전을 허용했으나 절감 효과에 대한 실효성 의문이 커지면서 워싱턴, 시애틀을 비롯한 일부 대도시는 자체적으로 이를 금지하고 있다.
최근 몇 년 사이 애틀랜타 시의 인구가 가파르게 증가하면서 보행자 교통사고도 늘고 있다. 법안을 발의한 도지어 의원은 “대규모 콘서트, 인기 스포츠 행사 등 군중 밀집 상황이 자주 발생하는 애틀랜타 시내 지역은 보행 인구가 많은 지역”이라며 “이러한 지역 특성에 초점을 맞춰 새로운 교통 규정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비영리단체 프로펠애틀랜타(PropelATL)의 11월 보고서에 따르면 전통적으로 흑인 인구 밀집구역인 다운타운을 포함한 애틀랜타의 10%에 불과한 지역에서 최근 10년간 보행자 교통사고의 절반이 발생했다. 지난해에만 교통사고로 인한 보행자 사망사고의 3분의2이 해당 지역에서 발생했다.
미국 전역에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트럭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며 차량이 대형화되고 있는 점도 보행자 안전을 위협하는 큰 요소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2022년 미국에서 판매된 신차의 평균 무게는 4329파운드로 1980년에 비해 약 1000파운드 증가했다. 도지어 의원은 “도심 내를 통행하는 차량의 중량이 점차 커지며 도시 내에서의 안전 사각지대도 넓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애틀랜타 시의회는 2020년 4월 보행자 사망사고 근절을 위한 ‘비전 제로’ 프로젝트를 선포한 뒤, 시민들의 교통 안전을 강화하는 법안을 속속 처리하고 있다. 지난 8월에는 도심 순환 산책로인 ‘벨트라인’ 주위 0.5마일 이내에 드라이브 스루(승차 구매) 매장 건설을 금지했다. 이는 매장 서비스 이용을 위해 보도를 가로질러 차량이 출입하면서 보행자 안전을 위협한다는 민원이 제기되는 데 따른 조치다.
장채원 기자 jang.chaewon@korea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