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적으로 독신 여성의 주택 소유가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온라인 금융플랫폼 렌딩트리가 지난 16일 발표한 ‘부동산 소유자 성별 격차’ 보고서에 따르면, 전국 50개 주 가운데 47개 주에서 혼자 사는 독신 여성의 자가 주택 소유 비율이 남성보다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전국 평균 여성의 자기 집 소유율은 12.93%(1095만 가구)로 남성의 소유율 10.22%(824만 가구)보다 271만 가구 더 많다. 이는 2021년의 성별 격차(264만)보다 늘어난 수치로, 여성의 주택 구매가 더욱 활발해졌음을 보여준다.
부동산 시장의 ‘여풍’은 주택 가격이 비교적 저렴한 남부에서 두드러졌다. 1인 여성 가구의 자기 집 소유율 15.34%로 1위를 차지한 델라웨어주를 제외하면, 2~5위에 오른 루이지애나(15.19%), 미시시피(14.84%), 앨라배마(14.62%), 플로리다(14.54%)가 모두 남부 지역에 위치해 있다. 조지아는 13.12%로 35위다.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는 “60년 전 여성은 남성의 동의가 없다면, 주택 모기지 대출은 물론 신용카드 발급도 불가능했다”며 짧은 시간 내 여성의 사회적 위치가 달라졌음을 강조했다.
보고서는 전국 대도시를 중심으로 성별 임금 격차가 다소 완화된 점을 여성 주택 소유 증가의 주된 원인으로 꼽았다. 다만 “주택 구매에 개인의 임금 수준이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강조하며, 배우자와의 사별 등으로 여성이 자연스레 가구주로 바뀌었을 사례도 많은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여성 독신 가구주의 경우 남성보다 평균 연령이 높다.
부동산을 소유한 독신 여성의 수는 앞으로 더욱 증가할 예정이다. 모기지 서비스 업체인 맥스웰은 지난해 기준, 전체 주택 모기지 대출 신청자의 18%가 독신 여성이라고 밝혔다. 이들 대부분(55%)은 34세 이하의 밀레니얼 또는 X세대이다.
또 독신이 아닌, 연인·가족 등 동거 파트너가 있는 여성일지라도 3명 중 1명은 본인이 “재정적 우위에 있기 때문에” 단독 명의로 주택을 구입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인종 격차가 큰 부분은 여전히 극복해야할 과제다. 악시오스는 “미국 내 어떤 인종, 세대, 계층 그룹보다 낮은 주택 소유율을 기록한 이들이 미혼 여성 히스패닉 및 흑인”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국립여성법률센터(NWLC)의 2021년 통계에 따르면, 백인 독신 여성의 자가 소유율이 62%인 데 반해, 히스패닉 독신 여성은 39%만이 자기 집을 보유하고 있다. 정책사회연구기관인 어반인스티튜트는 아이가 있는 경우 역시 자기 집 소유율이 현저히 낮아진다고 강조했다.
장채원 기자 jang.chaewon@korea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