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사 사이트에도 강력 조치 예상
미주 지역에서 한국 관련 콘텐츠를 불법 유통해온 ‘코코아 TV(kokoa.TV)’가 강제 폐쇄됐다.
폐쇄는 법원 명령에 따라 전격 진행됐으며, 이러한 조치는 미주 지역 내에서 운영 중인 일부 불법 사이트에까지 여파를 미칠 것으로 보인다.
연방법원 애리조나주 지법(담당 판사 마이클 리버디)은 지난 6일 코코아TV의 운영사 ‘튜미 맥스(Tumi Max)’에 대해 사이트 운영 폐쇄 명령을 내렸다.
그동안 코코아TV측은 한국 지상파 콘텐츠는 물론이고 넷플릭스, 디즈니 콘텐츠 등까지 불법 스트리밍 서비스를 통해 미주 지역에 무단 유통해왔다.
이번 소송은 지난해 8월 30일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회사인 웨이브 아메리카(Wavve America)가 튜미맥스 측을 상대로 제기했다.
웨이브 아메리카는 한국의 지상파 방송 3사가 합작 투자하여 설립한 회사다. 주류 사회를 상대로 한국 지상파 방송 콘텐츠의 미주 지역 독점 공급권을 갖고 있다.
이번 판결은 소송이 제기된 지 약 5개월 만에 이루어졌다. 그만큼 법원도 사안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신속하게 판결을 내린 셈이다. 마이클 리버디 판사는 판결문에서 “피고인 튜미맥스 측이코코아TV를 통해 이익을 취하려 한 건 매우 악의적 의도를 가진 행위”라며 “피고가 영업을 계속 이어갈 경우 원고 측은 금전적으로 회복될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한 타격을 입을 것이라 판단된다”고 명시했다.
이는 법원이 불법 콘텐츠 유통 행위에 대해 폐쇄 명령을 내릴 정도로 즉각적인 제재가 시급했다는 점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그동안 튜미맥스 측은 불법 웹사이트 명칭으로‘코코아(kokoa)’를 사용해왔다. 이는 웨이브 아메리카가 운영 중인 합법 사이트 ‘코코와(Kocowa.com)’와 발음이 매우 유사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코코아TV는 이번 판결로 인해 웹사이트 폐쇄는 물론 소송 비용까지 전부 부담해야 한다.
판결문에는 “피고 측의 고의적인 재산권 침해 행위로 인해 원고 측은 소송 비용을 모두 받을 자격이 있다”며 “원고 측은 30일 내로 변호사 수임료 및 소송 관련 비용에 대한 청구서를 법원에 제출하라”는 내용도 담겨있다.
OTT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현재 미주 지역에서 한인을 대상으로 운영 중인 불법 콘텐츠 스트리밍 서비스 업체는 ‘OO티비’ 등 10여 개에 이른다. 특히 일부 업체는 회원비 등을 받으며 유료로 운영되고 있어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이로 인해 업계에서는 이번 판결이 향후 불법 업체에 미칠 여파에도 주목하고 있다.
미주 지역에서 현재 한인을 대상으로 합법적으로 운영되는 한국어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회사는 ‘온디맨드 코리아’ 뿐이다.
이 회사 측은 “유료로 운영된다고 무조건 합법은 아니기 때문에 한인들이 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회사 한 관계자는 “이번 판결은 미국 내에서 불법 콘텐츠 유통을 더는 좌시하지 않겠다는 강력한 경고가 담겨 있는 것”이라며 “한인들도 불안한 불법 사이트가 아닌 합법 업체를 통해 마음 편하게 한국 콘텐츠를 즐겼으면 한다”고 전했다.
LA지사 장열 기자 jang.yeol@korea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