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대선에서 낙태 문제가 주요 정책 변수 중 하나가 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사실상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임신 15주 이후 낙태 금지 추진 가능성을 시사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보수 성향인 ‘폭스뉴스’의 간판 앵커 숀 해니티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낙태 금지 시점과 관련,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면서도 “나는 점점 더 15주에 대해서 듣고 있다”고 밝혔다고 정치 전문매체 폴리티코 등이 1일 보도했다.
그는 “사람들은 대체로 특정한 주(週)를 갖고 오는데 그 숫자로 15가 언급됐다”면서 “나는 어떤 숫자에 대해서도 동의하지 않았으며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모든 사람이 행복할 수 있도록 매우 양극화된 문제를 해결하고 싶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낙태 이슈에 대해 함구해온 트럼프 전 대통령이 ’15주’라는 숫자를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때문에 트럼프 전 대통령이 ’15주 이후 낙태 금지’ 정책을 시사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사석에서 ’16주 이후 낙태 금지’에 찬성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한 바 있다. 당시 트럼프 캠프는 이 보도를 ‘가짜 뉴스’라고 비판했으나 내용 자체에 대해서는 확인하거나 부인하지 않았다.
조 바이든 대통령 캠프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15주 낙태 금지 관련 발언이 나오자 트럼프 전 대통령의 정책 실체가 드러났다면서 바로 공격에 들어갔다.
캠프는 이날 성명을 통해 “트럼프는 자기 말로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 그는 전국적인 낙태금지를 원한다”라면서 “이것은 트럼프가 재집권할 경우 모든 주의 미국 국민에게 행할 끔찍한 일에 대한 예고”라고 비판했다.
캠프는 트럼프 정부 때 보수 대법관 3명이 임명되면서 결과적으로 연방 대법원에서 연방 차원의 낙태 판결인 ‘로 대 웨이드’가 폐기된 것을 거론하면서 “트럼프 때문에 수백만 명의 여성이 필수 의료 서비스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임신 16주 후 낙태 금지 찬성 입장이 보도되자 성명을 내고 “나는 ‘로 대 웨이드’ 판결을 복구할 것이고 그것을 다시 이 나라의 법으로 만들 것”이라면서 “트럼프는 낙태를 전국적으로 금지할 것이며 그것이 11월 대선에 걸린 것이다. 선택은 간단하다”라고 말했다.
연방 대법원이 2022년 6월 ‘로 대 웨이드’ 판결을 폐기하고 적지 않은 주(州)가 낙태 금지법을 시행하면서 낙태권 이슈는 민주당 지지자들을 결집시키는 요소로 작동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런 이유로 바이든 대통령은 낙태권 이슈를 선거 전면에 내세우고 있으나 트럼프 전 대통령은 구체적인 언급을 피해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