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금 지급 늘며 수익성 갈수록 악화
뉴욕라이프 등 6곳 불과…선택폭도 줄어
장기 요양·간호 수요 증가로 롱텀케어(LTC) 보험료가 급등하면서 은퇴 고령층의 생활격차가 크게 벌어지고 있다.
애틀랜타 저널(AJC)은 전국 최대 보험사 중 하나인 매스뮤추얼의 롱텀케어 보험료가 지난 4년간 89% 급등했다고 5일 보도했다. 2003년 가입 당시 125.86달러였던 월 보험료는 현재 237달러로 두 배 가량 뛰었다. 이 보험 가입자인 제프 위틀래치(71) 샌디 스프링스 주민은 “아이들에게 부담을 주고 싶지 않지만 보험료가 계속 오를 경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걱정했다.
롱텀케어 보험 상품의 수익성은 2000년대 들어 지속적으로 악화되는 추세다. 전국롱텀케어협회(AALTCI)에 따르면 작년 보험금 지급 총액은 141억 달러로 3년 전(2020년) 110억 달러보다 크게 증가했다. 롱텀케어 전문 보험사 펜 트리티가 롱텀케어의 높은 리스크를 감당하지 못해 2017년 파산, 조지아 내 가입자 2000명이 피해를 입기도 했다. 롱텀케어의 해지율은 연간 1%도 채 안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타임스(NYT)는 “보험업계가 수십 년간 노인인구와 진료비 증가로 인한 리스크를 지나치게 과소평가했다”며 “그 결과 소비자는 시장에 남은 소수 보험사의 높은 보험료를 감내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고 지적했다. 경제잡지 키플링어에 따르면 건강보험과 연금보험을 연계한 혼합형이 아닌 독립형 롱텀케어 보험 상품을 판매하는 생명보험회사는 뮤추얼 오마하, 뉴욕라이프 등 전국 6곳에 불과하다.
제시 슬롬 AALTCI 이사는 “정작 롱텀케어 신규가입을 받는 보험사도 계약 전 건강검진을 필수로 요구한다”며 “70세 이상의 40%가 가입을 거절당한다”고 밝혔다.
높은 비용 부담에 보험 가입을 꺼리는 노인들이 많아진 것도 시장 위축을 부추기고 있다. 생명보험협회(LIMRA)에 따르면 50세 이상 미국민의 3~4%만이 롱텀케어 보험을 가지고 있다.
조지아 주는 보험사의 수익률을 보험료의 5%로 제한하고 있다. 그러나 보험료가 해마다 인상되면서 노인 인구의 롱텀보험 가입률이 크게 낮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미국은퇴자협회(AARP)에 따르면 조지아의 롱텀케어 가입자는 14만 5000명으로, 전국 11번째로 가입률이 낮다.
장기 요양·간호 보험이 이제는 경제적 여유가 있는 이들을 위한 ‘사치상품’이 된 탓에 앞으로 고령층의 은퇴생활 격차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금융회사 젠워스파이낸셜은 조지아의 주요 노인 돌봄 서비스의 월 평균 비용을 ▷너싱홈 7604달러 ▷가정 간호보조(home health aides) 4385달러 ▷어시스티드 리빙(assisted living) 3535달러 등으로 추산했다. AJC는 “보험 유무에 따라 노년층의 빈곤 여부가 달라지게 될 것”으로 지적했다.
장채원 기자 jang.chaewon@korea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