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아카데미(오스카) 시상식의 하이라이트인 작품상의 영예는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의 ‘오펜하이머’에 돌아갔다.
10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돌비 극장에서 열린 제96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오펜하이머’는 최고상인 작품상을 비롯한 7개 부문 수상의 영예를 안아 올해 시상식의 최다 수상작이 됐다.
작품상 외에도 감독상, 남우주연상, 남우조연상, 촬영상, 편집상, 음악상이 ‘오펜하이머’에 돌아갔다.
작품상은 제작자에게 수여된다. ‘오펜하이머’의 제작자이기도 한 놀런 감독은 에마 토머스 프로듀서뿐 아니라 킬리언 머피를 비롯한 배우들과 함께 무대에 올라 상을 받았다.
토머스 프로듀서는 “이 영화가 이렇게 탄생한 건 놀런 감독과 함께했기 때문”이라며 “천재적인 놀런 감독에게 감사한다”고 말했다.
남우주연상도 ‘오펜하이머’의 킬리언 머피에게 돌아갔다. 그는 오펜하이머의 천재성과 인간적 고뇌를 생동감 있게 그려냈다고 평가받았다.
수상자를 예측하기 어려울 정도로 경합이 치열했던 여우주연상은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의 ‘가여운 것들’에서 여자 프랑켄슈타인으로 혼신의 연기를 펼친 에마 스톤이 품에 안았다.
스톤에게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은 두 번째다. 그는 ‘라라랜드'(2016)로 제89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도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오스카 시상식 중 기억해야 할 배우들에 이선균의 사진이 소개되고 있다. 로이터
‘오펜하이머’의 수상은 일찌감치 예견됐다. 미국 배우조합상(SAG)과 영국 아카데미상(BAFTA) 등 오스카상의 향배를 가늠할 수 있는 시상식에서 작품상을 잇달아 수상했기 때문이다.
한국계 셀린 송 감독의 ‘패스트 라이브즈’도 작품상 후보에 올랐지만, 아쉽게도 수상의 영예를 안지는 못했다.
‘오펜하이머’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의 핵무기 개발을 위한 ‘맨해튼 프로젝트’를 이끈 천재 과학자 로버트 오펜하이머의 삶을 그린 전기 영화로, 전 세계적인 흥행을 거뒀다. 국내에서도 323만명의 관객을 모았다.
이번 아카데미 시상식에선 작품상을 포함한 13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돼 최다 부문 후보작이 됐다.
‘오펜하이머’는 인류 역사의 변곡점이 된 시대를 재현해내면서 오펜하이머라는 한 인간의 천재성과 고뇌를 깊이 있게 조명한 작품이다. 여기에 컴퓨터그래픽(CG)를 사용하지 않고 최초 핵실험의 스펙터클을 구현해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