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넘게 온 세상을 시끄럽게 하는 챗GPT, 일단 가입해 봤는데 아직도 무엇을 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면? 챗GPT를 제대로 알고 싶고, 쓰고 싶은 당신을 위해 3단계 가이드를 만들었다.
2022년 11월 등장한 오픈AI의 챗GPT. 월간 이용자 수는 약 1억8000만 명(지난해 8월 기준)이다. 오픈AI는 기업가치 800억 달러 이상의 기업으로 성장했다. 이제 목표는 사람과 비슷한 지능, AGI(일반 인공지능)를 만드는 것이다.
오픈AI는 GPT 스토어에서 글쓰기, 생산성, 프로그래밍 등 카테고리별로 나눠 인기 있는 GPTs를 소개하고 있다.
초급: 챗GPT, 일단 만나자
◆어떻게 쓰지?=챗GPT는 무료로 쓸 수 있다. 하지만 월 20달러(부가세 제외) 유료 구독 서비스인 ‘챗GPT 플러스’(플러스)가 더 좋긴 하다. GPT-4 기반 챗GPT를 사용할 수 있어서다. GPT-3.5 기반 무료 버전보다 답변의 질과 속도 면에서 뛰어나다. 웹 검색, 이미지 생성(달리3)도 플러스에서만 가능.
다양한 기능을 제공하는 대신 한계도 있다. 3시간에 최대 40건의 대화만 가능. 옆자리 동료나 가족이 챗GPT를 쓰고 있다면 ‘챗GPT 팀’을 사용할 수 있다. 소규모 팀을 위해 나온 유료서비스(월 25달러)로 플러스보다 보안을 강화해 개인정보 유출 우려를 낮췄다.
챗GPT는 안드로이드 앱과 iOS 앱 둘 다 있다. 스마트폰으로 찍은 꽃 사진을 바로 챗GPT에 올려서 무슨 꽃이냐고 물어볼 수도 있고, 음성 대화도 가능하다. 키보드로 입력할 필요 없이 말로 지시할 수 있고, 챗GPT도 음성으로 대답한다.
수십 페이지 PDF 파일, 수천 줄의 엑셀 파일도 챗GPT로 분석할 수 있다. 원천 데이터가 있는 엑셀 파일을 챗GPT에 올리고 원하는 양식의 표를 만들어 달라고 일상에서 쓰는 말로 프롬프트(명령어)를 입력하면 된다.
◆이것만은 알아야 해=챗GPT에 일을 시키기 위해 입력하는 텍스트나 음성지시를 ‘프롬프트’라고 한다. 문제는 어떻게 말하느냐에 따라 챗GPT의 능력도 천차만별이라는 점이다. 유명한 프롬프트 중 하나인 ‘Let’s think step by step’를 넣으면 챗GPT가 더 정확한 결과를 내놓는다 한다. 이를 위해‘프롬프트 마켓’이나 ‘프롬프트 공유 커뮤니티’에서 다른 이용자가 개발한 프롬프트를 찾아보는 것도 추천한다.
흔히 챗GPT를 검색 도구로 생각한다. 그러나 챗GPT는 ‘생성’하지, ‘검색’하지 않는다. 배운 것을 그럴듯하게 말할 수 있지만, 정확한 사실을 확인해 주진 못한다. 챗GPT 내 검색을 위한 부가 기능(웹 브라우징)을 활용하는 게 좋다.
오픈AI는 13~18세는 챗GPT 사용 시 부모 승인을 요구한다. 또 13세 미만은 원칙적으로 사용을 금지한다. 잘못된 정보가 아이에게 미칠 해악을 막기 위해서다. 아이가 쓰고 싶다 조른다면 보호자가 함께 쓰며 올바른 사용법을 알려주는 게 좋다. 생성 AI가 잘못된 정보를 생성하는 할루시네이션(환각)은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문제다. 검색사이트 등을 통한 크로스체크가 필요하다.
중급: GPT 스토어와 친해지자
◆어떻게 쓰는데=오픈AI는 지난해 11월 개발자행사에서 챗GPT를 활용해 AI 챗봇을 만들 수 있는 ‘GPT 빌더’와 그렇게 만든 챗봇 ‘GPTs’를 거래할 수 있는 거대언어모델(LLM) 앱마켓인 ‘GPT 스토어’를 선보였다. 챗GPT 플러스나 챗GPT 팀을 쓰는 유료 사용자만 GPT 스토어를 이용할 수 있다. 챗GPT 접속 후 ‘Explore GPTs’를 누르면 된다.
지난 1월 기준으로 300만 개의 GPTs가 있다. 입력창에 키워드를 입력하면 관련된 GPTs가 노출된다. 한번 사용한 GPTs는 스토어에 들어갈 필요 없이 챗GPT 입력창에서 바로 쓸 수도 있다. 챗GPT 입력창에 ‘@’를 넣으면 GPTs를 소환할 수 있다.
◆이것만은 알아야 해=오픈AI는 GPT 스토어에서 글쓰기, 생산성, 프로그래밍 등 카테고리별로 나눠 인기 있는 GPTs를 소개하고 있다. 모바일 앱과 비슷하게 별점도 매길 수 있어 높은 별점을 가진 GPTs를 쓰는 편이 좋다. 일반 사용자가 만든 GPTs가 못미덥다면 기업이 내놓은 GPTs로 시작하는 것도 방법이다. 그래픽을 제작해 주는 ‘캔바’여행 숙소 예약해 주는 ‘카약’도 GPT 스토어에 입점해 있다.
PDF 문서를 볼 일이 많다면 ‘AI PDF’나 ‘Ask your PDF’와 같은 PDF 요약 GPTs들을 활용하면 좋다. PDF 문서 내용을 요약하거나 정보를 추출할 때 유용하다. 연구자라면 학술논문을 검색·요약하는 ‘컨센서스(Consensus)’도 추천한다. 로고가 필요한 기획자나 소상공인은 간단한 로고 디자인을 해주는 ‘로고 크리에이터(Logo Creator)’도 쓸 만하다. ‘YouTube∑’ ‘Free YouTube Summarizer’같이 긴 유튜브 영상을 축약해 알려주는 GPTs도 있다.
한국 기업도 GPT스토어에 입점 중이다. KB증권은 금융 정보를 제공하는 ‘KB증권 GPT’를 내놓았다. 폰트 플랫폼 산돌 자회사 산돌메타랩은 글자가 포함된 이미지를 올리면 그 이미지에 쓰인 한글 폰트를 알려주는 ‘코리안 폰트 파인더’를 GPT 스토어에 출시했다.
고급: 5분 안에 AI 챗봇 만들기
방대한 양의 자료나 논문을 정리하거나, 멋있는 발표 자료를 만들게 하고 싶을 때, 남이 만든 GPTs가 아니라 내 필요에 맞는 GPTs를 직접 만들어 보자. GPT 빌더가 있으면 프로그래밍 언어 몰라도, 자연어 대화로 나만의 AI 챗봇을 제작할 수 있다.
◆어떻게 만들어=GPTs 제작은 웹에서만 가능하다. ‘Explore GPTs’를 누르고, GPT 스토어의 오른쪽 상단 ‘Create’ 버튼을 누르자. 채팅창이 뜨고 GPT 빌더가 ‘What would you like to make?’라고 물어본다. 영어로 물어보지만, 한국어로 답해도 잘 알아듣는다. 이름을 결정하면 빌더가 알아서 달리3(이미지 생성 AI) 기반으로 썸네일을 만들어 준다. 맘에 안 들면 ‘다시 만들어줘’라고 하면 된다.
내 챗봇의 정확도를 높이고 싶다면 주어진 정보 내에서만 답할 수 있게 하는 것도 방법이다. 유럽 의회에서 459페이지에 달하는 AI 법에 대한 PDF 파일을 다운로드받았다. 이 파일을 빌더에 올리고 ‘이 PDF 파일을 기반으로 답변해 줘’라고 프롬프트에 넣으면 된다. 이렇게 만든 챗봇은 나만 쓸 수도 있고, 내가 링크를 준 사람에게만 쓰게 할 수도 있고, GPT 스토어에 올려둘 수도 있다.
Create 버튼을 누르면 배포 방식을 결정할 수 있다. 방금 만든 따끈따끈한 GPTs를 쉽게 고칠 수도 있다. ‘Edit GPT’에 들어가 ‘Configure(설정)’를 눌러 보자. GPTs의 이름이나 설명을 변경할 수 있고, 질문 예시도 바꿀 수 있다.
◆이것만은 알아야 해=오픈AI는 규정상 로맨틱한 관계를 촉진하는 GPTs 생성을 금지한다. 쉽게 말해 ‘여자친구 GPTs’ 만들지 말라는 것. 규정 위반으로 삭제될 수 있다. 챗GPT에서 쓸 수 있는 모든 기능을 내 챗봇에 붙일 수 있다. 설정 창 하단에 ‘Capabilities’에 웹 브라우징, 달리 이미지 생성, 코드 인터프리터 체크박스가 있다. 내 챗봇에도 검색 기능, 이미지 생성 기능, 분석 기능을 붙일 수 있다.
김남영 기자 kim.namyoung3@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