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들 대피 소동 벌어지기도
5일 뉴욕 일원서 규모 4.8의 지진이 발생했다.
연방정부 산하 지질조사국(USCS)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23분경 뉴저지주 헌터던카운티에서 규모 4.8, 진원 깊이 5km의 지진이 발생했고 인근 북동부 전역에서 진동이 감지됐다.
이날 한인들도 공포에 떨었다며 우려를 표했다. 뉴저지 버겐카운티 몬트베일에 거주하는 50대 김 모 씨는 “부드득하는 굉음과 함께 난간과 전등이 좌우로 심하게 흔들렸다”고 전했고, 박 모 씨는 “집 전체가 20초 동안 흔들렸고 살면서 경험한 지진 중 가장 길게 느껴졌다”고 밝혔다. 에섹스카운티 블룸필드의 주 모 씨는 “자고 있었는데 누가 침대를 통째로 잡고 흔드는 것처럼 느껴졌다”고 말했으며, 지진 당시 팰리세이즈파크 사무실에서 근무 중이었던 문 모 씨는 “흔들림이 너무 심해 굴착기로 공사를 하는 줄 알았다”고 전했다. 뉴저지 테너플라이의 KCC 한인동포회관에서는 진동이 심해 필라테스 수업이 중단되고 수강생들이 모두 아래층으로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진동은 뉴욕시에서도 느낄 수 있었다. 맨해튼 어퍼이스트사이드의 양 모 씨는 “지진 당시 재택근무 중이었는데 화상 회의 도중 진동이 심하게 느껴져서 회의가 종료됐다”고 전했고, 뉴욕대 랭곤병원에서 근무 중이던 김 모 씨는 “병원 안으로 기차가 뚫고 들어오는 느낌이었다”고 설명했다. 유엔 본부에서도 안보리 회의 도중 지진으로 인한 진동이 감지돼 회의가 잠시 중단됐는데, 당시 현장에 있던 한인 유엔 직원 우 모 씨는 “일부 직원들은 1층 및 옥외 공간으로 대피했다”고 전했다.
퀸즈도 예외는 아니었다. 뉴욕 퀸즈에서 약사로 근무 중인 김 모 씨는 “땅이 울리면서 약병들과 기계들이 모두 흔들렸다”고 전했다.
펜실베이니아에 거주하는 김 모 씨는 “뭐가 무너지나 할 정도로 집이 크게 흔들려서 무서웠다”며 “동네 마트에서는 물품이 파손됐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인명 피해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지만, 미 북동부 지역이 더 이상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사실이 주민들의 불안감을 더욱 고조시켰다. 컬럼비아 대학원생 이 모 씨는 “뉴욕은 지진과 거리가 멀다고 생각했다”며 “최근에 대만에서 지진이 발생해 더 혼란스럽고 두렵다”고 전했다.
한편 북동부 일대에서는 2011년에도 규모 5.8의 지진이 발생했으며 이는 동부 지역 지진으로는 100년 만에 최대 강도였다.
뉴욕지사 윤지혜 기자 yoon.jihye@koreadailyn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