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국장 오늘 보고서 받아
한국 국적의 양용씨를 사살한 LA경찰국에 대한 비난이 거센 가운데, LA경잘국(LAPD)이 총격을 정당화하는 쪽으로 입장을 정리했다.
정신질환을 앓는 환자를 상대로 7명의 경관이 출동해 여러 차례 총격을 가한 것은 공권력 남용을 넘어 범죄행위에 가깝다는 한인사회 여론이 LAPD 내부에 전혀 전달되지 않고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한인 커뮤니티와 공권력과의 대치 국면이 전개될 가능성이 불거지고 있다.
익명을 원한 LA경찰국 고위 관계자는 8일 본지 인터뷰에서 “안타깝지만 양씨는 칼을 들고 경찰 쪽으로 다가왔다. 경찰을 위협하는 양씨의 행동이 분명했던 것으로 안다”며 “아직 수사가 진행 중이지만 이번 사건에 경찰의 범법 행위(wrongdoing)를 찾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왜 환자에게 비살상무기를 사용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도 그는 “갑작스러운 공격이었을 경우 어쩔 도리가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문화 차이’를 거론하며 “미국의 경찰 대응은 총기가 없는 한국과 다르다. 미국 경찰 대응을 한국 문화적 시각으로 본다면 문제가 많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는 총격의 원인 제공을 양씨에게 돌리려는 초동단계의 LAPD의 성명 등에서 나타난 논리와 일치한다. 유가족들은 LAPD의 기존 성명이나 설명에 사실과 다른 점이 있다는 주장이다.
한편, 지난 7일 한인타운 시니어·커뮤니티센터에서 열린 마더스데이 행사에 참석한 에런 폰세 올림픽경찰서장 역시 양씨 사건과 관련한 기자들의 질문에 구체적인 답변을 회피하고 원론적인 입장만 전달했다.
이날 폰세 서장은 “LAPD 무력조사부(FID)에서 계속 수사 중”이라면서 “사건 후 72시간 내 경찰국장이 수사 상황에 대해 보고를 받는데 9일(오늘) 보고를 받을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확실히 하고 싶은 점은 이번 사건은 올림픽경찰서 자체에서 수사하는 것이 아니라 FID처럼 내사를 전문적으로 하는 부서들이 맡는다”며 “현재 수사가 진행 중인 사건이기 때문에 자세한 내용은 언급할 수 없다”고 답을 피했다.
또한 그는 이날 당시 출동한 7명의 경관의 신원은 공개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출동 경관들의 보디캠 영상은 사건 발생 후 45일 이내 공개될 것이라고 전했다.
또 폰세 서장은 유가족과 지원에 대한 질문에 “가족 연락 담당관(Family Liason)이 당시 현장에 나와 경찰과 가족 간의 소통을 돕고 조율했다”고 했다. 하지만, 그의 말과 달리 유가족들은 수사 상황에 대해 들은 바가 없다고 밝혔다.
피해자의 아버지 양민씨는 “LAPD가 오히려 미디어와의 접촉을 제지했고 아들 사망과 관련 어떤한 정보도 주지 않았다. 사건 이후에도 수사 진행상황에 대해 전혀 들은 바가 없다”고 말했다.
LA지사 장수아·김경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