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나라에서는 최근 공짜 전화기를 나누어 주는 전화회사의 행사에 사람들이 대거 몰려 아수라장이 되었다고 한다. 사람들이 많이 몰린 것은 전화회사가 바라던 것이었겠지만 공짜 전화기를 얻겠다고 아귀다툼하는 바람에 사람들이 다치기도 한 모양이다.
사람들은 공짜에 욕심을 절제하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 오죽하면 “공짜라면 양잿물도 마신다”라는 속담이 있겠는가?
사람들이 공짜에 대한 욕심을 절제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 보험회사가 제도적으로 장치하는 경우가 있다. 의료보험에서 ‘코페이’가 그런 장치라고 볼 수 있다. 메디케어 파트 C (=Medicare Advantage)에서 코페이가 설정된 이유도 공짜에 대한 인간의 욕심을 절제하게 하기 위함이다. 메디케어 파트 C의 코페이에 대해 알아보자.
‘공자로’씨는 65세가 되던 지난달부터 오리지날 메디케어 혜택을 받기 시작했다. 그리고 전문가의 조언대로 메디케어 파트 C와 메디케어 파트 D (=처방약 혜택)의 추가 보험료를 내지 않게 되었다. 즉 공짜로 메디케어 파트 C와 메디케어 파트 D를 갖게 된 것이다. 오리지날 메디케어가 치료비의 80% 정도만 커버하기 때문에 본인이 부담해야 하는 치료비의 20%를 해결하기 위해 메디케어 파트 C에 가입한 것이다.
“이제는 치료비가 발생하면 오리지날 메디케어로부터 80%, 메디케어 파트 C로부터 20%의 혜택을 받게 되므로 치료비의 100%를 양쪽에서 혜택을 받으므로 나는 전혀 부담할 필요가 없겠구나”라고 믿고 있었다.
그런데 급작스럽게 병원에 이틀 동안 입원하는 일이 ‘공자로’ 씨에게 발생했다. ‘공자로’ 씨는 퇴원 절차를 밟으면서 본인부담액이 600달러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유를 물어보니 입원했을 때의 코페이가 하루에 300달러이며 이틀 입원하였으므로 합계 600달러라고 한다. 어떻게 된 영문일까?
그렇다. 메디케어 파트 C에는 ‘코페이’라는 이름으로 수혜자 본인이 부담해야 하는 항목이 있다. 가입자 부담 20%를 몽땅 커버해 주는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Copay’란 원래 ‘함께’라는 뜻의 ‘Co’와 지급한다는 뜻의 ‘Pay’가 합쳐진 말로서 의료보험에서 주로 쓰인다. 즉 보험회사가 몽땅 지급해 주는 것이 아니라 환자 자신도 ‘함께 지급한다’라는 취지로 만들어진 항목이다.
메디케어 가입자가 부담하는 항목 중에 ‘코페이’ 외에 ‘디덕터블’이라는 것도 있는데, ‘코페이’가 디덕터블과 다른 점은 디덕터블은 1년 중에 치료비가 정해진 액수에 이를 때까지는 전부 가입자가 부담해야 하지만 코페이는 병원 신세를 질 때마다 정해진 액수를 부담하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어, 의료보험 없는 사람이 의사에게서 건강검진을 받는데 200달러를 내야 한다면, 코페이가 30달러인 의료보험을 가진 사람이 의사에게서 건강검진을 받으면 200달러 대신 30달러만 내면 된다는 뜻이다.
그 후에 또다시 코페이에 해당하는 항목의 진료를 받으면 그 때마다 30달러만 내면 되는 것이다. 모든 의료보험에서 코페이는 진료 항목에 따라 각각 다른 액수의 코페이가 정해져 있다. 메디케어 파트 C도 마찬가지이다. 메디케어 파트 C 중 주요한 항목을 보자면, 주치의 (Primary Care Physician)를 방문할 때의 코페이, 전문의(Specialist)를 방문할 때의 코페이, 입원 시의 코페이, 통원치료 (Outpatient) 시의 코페이 등이 있다.
병원 입원 시의 코페이에서 특이한 점은 입원 하루당 얼마씩의 코페이가 정해져 있으며 일정한 일수까지만 코페이를 부담하게 되어 있다. 메디케어 파트 C의 항목별 코페이를 잘 알고 있으면 생각지도 않았던 뜻밖의 의료비 청구서를 보고 놀라는 일은 적어지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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