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살 때 둘루스 정착, 대학 진학이 유일한 희망
다른 공립대 입학해도 ‘인스테이트’ 적용 안돼
변호사 “다카 수혜자 입학 금지는 위헌 소지”
공립대 입학 허용·주내 거주 학비 적용해야
불법체류 청소년 추방유예 제도(DACA·다카) 수혜 한인이 10년 이상 조지아주에 거주했음에도 불구하고 서류 미비로 인해 주 내 공립대학에 입학하지 못해 주변의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한인 여성 A씨는 2000년대 초반 6살의 나이에 아버지를 따라와 둘루스에 정착했다. 그녀는 16살에 운전면허증 발급을 신청하면서 본인과 부모가 서류미비자임을 처음 알게 됐다. 그는 지난달 23일 화상 인터뷰를 통해 “어릴적 어려운 형편에서 한인사회의 도움을 받으며 근근히 살았다”며 “경제적으로 어렵게 살았지만 적법한 신분이 없는지는 알지 못했다”고 말했다.
당시 다카 제도를 통해 운전면허와 노동허가증을 발급 받을 수 있었지만, 서류미비로 인한 좌절은 고등학교 졸업반 시기 다시 찾아왔다. A씨는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높은 소득의 직장을 얻고 싶었고, 그러기 위해서는 대학 진학이 필수였다.
하지만 조지아대학(UGA), 조지아주립대학(GSU), 조지아텍 등 상위권 공립대학은 모두 서류미비자라는 이유로 입학 허가를 내주지 않았다. 이들 세 학교는 입학시 ‘추방 유예’ 신분이 아닌 적법한 체류 신분을 요구하고 있다. 그외 공립대학에는 입학이 가능하지만 모두 다카 수혜자를 인스테이트(in-state)가 아닌 타주 학생으로 간주해 비싼 등록금을 요구한다. A씨는 결국 가족과 친구들을 떠나 플로리다주의 한 사립대학에 입학했다.
2023년 3월 로스앤젤레스 시의회 의원들이 관내를 ‘이민자 성역’으로 규정하는 조례안을 선포하고 있다. LA지사 김상진 기자
A씨를 대리해 문제를 제기한 애틀랜타 아시안아메리칸정의진흥협회(AAAJ)의 제니퍼 리 정책 담당자는 “조지아주에만 약 4만 7000여명의 아시안 서류 미비자가 있다”며 “이들은 평생 이곳에 살았다 하더라도 신분을 이유로 먼 길을 돌아가며 살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민정책연구소(MPI)의 2019년 통계에 따르면 조지아의 한인 서류 미비자는 8000명 가량이다.
다카 제도의 도입 취지가 체류 신분과 무관하게 청년들의 ‘아메리칸 드림’을 돕자는 것인 만큼, 전국 17개 주가 이들에게 대학 입학시 저렴한 인스테이트 등록금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드리머'(dreamers)로 불리는 추방유예 청년들은 전국적으로 60여만명에 달한다.
조지아에서도 수 년 전 드리머에게 인스테이트 학비를 제공하는 내용의 법안이 발의됐지만 주 의회를 통과하지 못했다. 리 정책 담당자는 “경쟁이 치열한 상위권 공립대학이라면 서류미비자에게 줄 자리는 없다는 것이 의회의 기조”라며 “정치적 이유로 법 제정이 미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애틀랜타 이민 전문 로펌 쿡 벡스터의 찰스 쿡 변호사는 지난 7일 서면 답변을 통해 “조지아 공립대학의 입학 금지 규정으로 인해 사립학교 진학 또는 타주로의 이사를 고민한 한인 학생 여러 명을 상담한 적이 있다”며 “연방 이민국이 다카 수혜자의 적법한 체류신분을 보장하는 만큼, 조지아 대학 당국의 규제는 위헌적”이라고 지적했다.
이민자 권익단체들은 내년 주 의회에 다시 법안을 상정할 예정이다. 리 정책 담당자는 “이민자 가정에서 교육은 희망과 꿈”이라며 “이민자들이 고등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회는 안정적 취업 기회와 직결되며, 가족 부양과도 이어진다”고 강조했다.
장채원 기자 jang.chaewon@koreadaily.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