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 가운데 좌석에 앉는 사람이 팔걸이를 사용하는 것이 맞다.”
덴버행 비행기 이코노미석에 몸을 실은 피트 부티지지 교통부 장관이 한 말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13일 항공을 포함해 미국의 교통 정책 전반을 책임지는 부티지지 장관의, 워싱턴 DC에서 덴버까지 이르는 출장 동행기를 실었다.
공교롭게 4개의 좌석이 나란히 붙은 비행기에 탑승한 탓에 부티지지 장관과 동행 기자는 가운데 팔걸이를 공유하는 방법에 대해 긴 대화를 나눠야 했다.
바이든 행정부 출범과 함께 자리를 지켜온 그는 1주일에 한 번꼴로 출장길에 오른다고 한다. 현재까지 47개 주를 방문했다.
공화당의 요청으로 이뤄진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부티지지 장관이 정부 소유 전용기를 사용한 횟수는 모두 8번으로, 전체 비행의 11%에 이른다.
모두 정부 규정을 준수했다는 감사 결과를 받았다.
나머지 공무상 항공편을 이용할 경우 부티지지 장관은 이코노미석을 이용한다고 한다.
1등석에서는 실질적인 항공 이용객 눈높이에 맞춘 행정을 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인터뷰에서 “1등석에 앉는다면 탑승객 보호에 대해 그다지 배울 게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잦은 비행 등을 이유로 항공사에서 좌석을 업그레이드하는 경우가 많지만, 대부분은 비서진이 거절하고 피치 못해 업그레이드 좌석을 받으면 수행단 가운데 최장신 혹은 최연소 직원에게 자리를 양보하는 게 관행이 됐다.
덴버행 비행에서는 화장실 앞 상대적으로 공간에 여유가 있는 ‘이코노미 플러스’ 좌석에 앉았다.
장관 신분으로 비밀경호국(SS)의 경호를 받는 그는 공항에서 별도의 보안 검색대를 통과하지 않아도 되고 비행기 탑승도 가장 먼저 한다.
다만 간식 제공 서비스에서는 원하는 ‘프루트 바’가 떨어져 받지 못했고, 뒤늦게 승무원이 별도로 ‘프루트 바’를 제공했다고 한다.
2020년 대선 당시 민주당 경선에 참여해 정치적 존재감을 키운 부티지지 장관은 최초의 공개 성소수자 각료이기도 하다.
그는 입각 이후 동성 남편과 함께 쌍둥이를 입양해 또 한 번 눈길을 끌었다.
바이든 행정부 1기로 사실상 임기를 마무리할 것으로 예상되는 부티지지 장관은 임기 마지막까지 항공 서비스 개선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