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 호소하면 무시·왕따”
올림픽위원회측 직무 정지
미국 수영 국가대표팀 한인 코치가 전직 선수 및 부모의 학대 의혹 제기로 직무 정지됐다.
지난 18일 오렌지카운티 레지스터는 “라미라다 싱크로나이즈 스위밍(이하 수중발레) 수석 코치인 강모씨의 국가대표 수중발레팀 코치 자격이 선수 학대 불만 진정서(formal complaints) 접수로 정지됐다(suspended)”고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지난 2022년부터 강씨에게 훈련을 받은 전·현직 국가대표 수영선수 및 라미라다 수중발레 수영선수와 부모들은 스포츠 관련 독립적 인권조사기구인 세이프스포츠센터(Center for Safe Sport)에 불만 진정서를 접수했다.
진정서를 접수한 이들은 강씨가 9세 이상 청소년 수중발레 선수들을 훈련하며 지속적으로 육체적·언어적·감정적으로 학대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지난 10년 동안 강씨 지도 아래 올림픽 수영팀 국가대표가 되기 위해 라미라다 수중발레팀에서 연습했다고 한다.
이들의 주장에 따르면 강씨는 수중발레를 배우는 이들에게 고된 훈련을 시켰다. 수중발레 국가대표를 꿈꾸던 이들은 강씨의 무리한 훈련지시를 참아야 했고, 이 과정에서 일부는 왕따 등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OC레지스터는 세이프 스포츠센터 측이 인터뷰한 전·현직 수중발레 선수 14명과 부모의 진술서 등을 바탕으로 강씨가 고통에 흐느끼거나 비명을 지르는 선수들을 반복적으로 괴롭히고, 웃거나 무시했다고 전했다. 한 선수는 강씨 지도 아래 스트레칭 훈련 도중 발가락이 탈골됐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2011년 라미라다 수중발레팀이었다는 미란다 마르퀴즈는 OC레지스터 인터뷰에서 “그는 우리를 수영장에 들어가게 한 뒤 50야드를 29초안에 수영하도록 했다”며 “그럴 수 있는 방법은 나비처럼 날거나 물속에서 숨을 참고 수영해야 하는 방법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강씨는 미국 수영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코치 중 한 명이라고 한다. 그동안 LA 등 남가주 지역 수영 국가대표팀 코치로 활동하며 올여름 파리올림픽을 준비해왔다. 전미올림픽위원회 산하 아티스틱스위밍(USA SWIMMING) 측은 지난 1월 보도자료를 통해 강씨가 올림픽 수영 시니어부문 국가대표팀 어시스턴트 코치로 복귀한다고 알린 바 있다.
강씨는 지난 2005년부터 세리토스와 롱비치 수중발레 코치로 활동했고, 그동안 여러 연령대 수영 국가대표팀 코치도 맡았다.
한편 아티스틱스위밍 측은 본지 이메일 문의에 “(강 코치의 국가대표팀 직무를)세이프스포츠센터 조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무기한 정지했다(Indefinite pending)”며 “우리는 내부 절차와 세이프스포츠센터 조사 절차를 따랐다. 현재 조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LA지사 김형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