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세 이하 출전…연장전서 이글펏 성공시키며 우승
지난달 전 세계 골프 신동들이 모인 유러피언 챔피언십 골프대회에서 둘루스 출신 한인 어린이가 우승을 차지했다.
화제의 주인공은 8살 강재희 학생으로, 연장전까지 이어진 치열한 대결에서 이글을 기록하며 승리했다.
재희 양은 5살 때 오빠들을 따라 골프를 시작한 ‘구력’ 3년 차. 오빠들은 그만뒀지만, 재희 양은 그녀의 재능을 알아본 전욱휴 프로에게 현재까지 골프를 배우고 있다. ‘어렸을 때 골프를 안 배워 놓은 게 후회된다’는 재희 양의 어머니는 골프를 본격적으로 시킬 생각없이, 레슨을 시작했다고 한다.
아무리 로컬대회여도 두 달 배우고 대회에 출전하기란 쉽지 않다. 여기에는 전욱휴 프로의 영향이 컸다. “시합을 경험하지 않은 골프는 죽은 골프”라며 일찍부터 시합의 긴장감, 집중력, ‘꼴찌’를 경험해봐야 한다고 강조하는 전프로는 “재희가 그립을 잡는 날 대회에 나가도 되겠다 싶었다”고 설명했다.
전욱휴 프로에게 레슨을 받고 있는 강재희양
엄마 강다연 씨는 재희 양의 첫 골프대회를 회상하며 “두 달 치고 로컬대회에 나갔다. 좀 부끄러웠다. 이후로도 꼴찌를 얼마나 많이 했는지 모른다”고 말했다. 생애 첫 골프대회에서 공을 잘 띄우지도 못하고 시합을 끝낸 후로도 꼴찌를 하기 여러번, 마침내 재희 양의 성실함과 대담함이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또래 선수들보다 골프를 늦게 시작했지만 남다른 재능으로 시간차를 넘어섰다. 하교 후 숙제를 마친 다음 매일 3시간씩 골프를 연습한다는 재희 양은 본인도 “다 잘한다”고 말할 정도로 모든 클럽에 자신이 있다.
전 프로는 “재희 드라이버 거리가 190야드 정도 된다. 또래보다 30야드는 더 나간다”며 아이언과 퍼터 등 모든 부분에서 두각을 나타낸다고 전했다. 재희 양은 18홀 기준 평균 6언더 스코어를 낸다고 전 프로는 덧붙였다.
8살 재희양은 드라이버 비거리 190야드에 아이언과 퍼터 모두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사진 전욱휴 프로 제공
슬라임과 아이패드를 가지고 노는 것을 좋아하지만, 골프 연습은 빼먹은 적이 없다. 엄마 강다연 씨는 “무엇을 하든 하나를 꾸준히 열심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재희 양의 골프 열정에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엄마 다연 씨는 “재희가 어렸을 적 사업 때문에 바빠 함께 한 시간이 적었는데, 대회를 다니면서 재희랑 시간을 많이 보낼 수 있어 정말 좋다”며 “재희 할아버지, 할머니의 전폭적인 지지로 오빠들을 맡기고 투어를 다닐 수 있어 감사하다”고 전했다.
아빠 강민찬씨는 골프를 즐기는 재희양의 가장 든든한 친구이자 후원자다.
재희 양은 여러 대회에 나가며 대담함을 길렀다. 로컬, 스테이트, 리저널 대회 등 통산 10승을 차지했다. 가장 최근인 지난달 28~30일 스코틀랜드에서 열린 메이저대회, 유러피언 챔피언십 2024 8세 이하 부문에서 1위에 올랐다.
마지막까지 2위 선수와 동점으로 연장전까지 가는 치열한 승부였다. 연장전 첫 홀 파5에서 재희 양은 장타자인 만큼 그린 투온(two on)에 성공하고 까다로운 내리막 이글펏을 남겨두고 있었다. 재희 양은 과감한 퍼팅을 성공시키며 드라마틱한 우승을 거머쥐었다.
재희 양은 8월 1일 노스캐롤라이나 파인허스트 리조트에서 열리는 월드챔피언십에 출전에 전 세계 골프 신동들과 겨룰 준비를 하고 있다.
취재, 사진 / 윤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