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백만장자들이 초고액 자산가들(슈퍼리치)에게 더 많은 세금을 부과하려는 조 바이든 대통령의 방침을 지지한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이는 바이든 대통령의 초갑부들에 대한 증세 계획이 미국의 상류 중산층에게 호응을 얻고 있다는 신호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4일 보도했다.
여론조사 기관인 유고브가 미국 백만장자 8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응답자 중 거의 60%가 1억 달러 이상의 소득에 대한 한계 세율 적용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현 최고 세율 37%보다 더 올려야 한다는 것이다.
이번 조사는 고액 자산 보유 개인 및 기업으로 구성된 진보 성향 단체 ‘애국적 백만장자들’의 의뢰로, 자가를 제외한 자산 가치가 100만 달러가 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또 응답자의 60% 이상은 빠르게 확대되는 불평등을 민주주의의 위협으로 간주했으며, 응답자의 91%는 극심한 부의 집중이 일부 동료 시민의 정치적 영향력을 살 수 있다는 데도 동의했다.
이 밖에 응답자의 4분의 3 이상은 일반 납세자가 이용할 수 없는 허점과 전략을 활용, 부유층이 소득 신고나 공정한 세금 납부를 피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애국적 백만장자들’의 모리스 펄 의장은 “미국 백만장자 대부분이 현재 목격하는 불평등이 나라를 불안정하게 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너무 늦기 전에 이 문제에 관해 뭔가 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오는 11월 대선을 앞둔 바이든 대통령은 더욱 진보적인 세금 정책을 그의 정책결정 의제의 초석으로 삼고 있다.
그는 지난 3월 억만장자들이 최소 25%의 세금을 내야 한다며 가장 부유한 미국인들이 공정한 몫을 부담하게 하겠다는 약속을 되풀이했다.
그러나 이처럼 거듭된 약속에도 해당 조처가 의회를 통과할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도 자신이 2017년에 실시한 일련의 감세를 이어가고자 한다.
1980년대 이후 가장 심각한 인플레이션으로 바이든의 경제 정책에 대한 신뢰도는 훼손됐지만, 일부 부유한 미국인은 그가 트럼프보다 더 잘할 것으로 생각한다.
FT-미시간대 로스경영대학원이 실시한 미국 유권자 대상 월간 여론조사에 따르면 소득 10만 달러 이상 가구는 경제 관리능력 면에서 다른 임금 집단보다 바이든을 지지할 가능성이 더 컸다.
이 조사에서 최고 소득 계층의 45%는 바이든이 경제를 더 잘 관리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트럼프를 지지하는 사람은 40%였다.
바이든은 중산층 유권자의 지지를 얻기 위해 선거 운동을 집중했지만, 고소득층 사이의 지지가 모든 소득 집단 중에서 가장 높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