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정헌법 1조 위반 증거없다”
정부가 소셜미디어네트워크(SNS)의 가짜뉴스를 단속하는 것은 헌법에 규정된 표현의 자유에 대한 위협으로 볼 수 없다는 결정이 나왔다.
공영라디오 NPR은 26일 연방대법원이 미주리와 루이지애나주(州)의 공화당 인사들이 조 바이든 행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6-3으로 바이든 행정부의 손을 들어줬다고 보도했다.
원고들은 바이든 행정부가 코로나19 백신이나 2020년 대선 등에 대한 각종 음모론과 가짜뉴스를 근절하는 과정에서 표현의 자유를 명시한 수정헌법 1조가 위반됐다는 주장을 폈다.
정부가 마음에 들지 않는 정보를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 SNS에서 삭제하기 위해 비공식적이고 은밀한 방식으로 압력을 행사한다는 취지였다.
이 같은 주장에 대해 하급심은 원고의 손을 들어줬다.
지난해 루이지애나 연방법원은 백악관과 연방 정부 관계자들이 허위사실 삭제를 요구하기 위해 SNS 기업과 접촉하는 것을 금지하는 결정을 내렸고, 제5항소법원도 같은 취지로 원고의 주장을 인용했다.
그러나 연방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임명한 에이미 코니 배럿 대법관은 결정문에서 “원고는 정부가 표현의 자유를 억압한다는 주장을 입증할 증거를 제시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대법원의 결정에 따라 바이든 행정부는 앞으로도 SNS의 각종 음모론과 가짜뉴스에 대해 선제적으로 조치를 위할 수 있게 됐다.
특히 올해 미국 대선을 앞두고 기승을 부릴 것으로 예상되는 일부 적대국가의 선거개입과 선동 시도에도 국토안보부 등 정부 차원의 대처가 계속될 수 있게 됐다.
다만 새뮤얼 얼리토 등 3명의 대법관은 바이든 행정부의 가짜뉴스 단속이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것이라는 소수 의견을 내놨다.
얼리토 대법관은 “정부 고위 관료들이 페이스북에 압력을 행사한 것은 미국인의 표현의 자유를 억압한 것”이라며 정부 관계자들의 SNS 업체 접촉 행위를 ‘비헌법적이고 강압적이며 위험한 행동’이라고 규정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