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더 루리 미국 DGA(종합컨설팅기업) 파트너는 지난 3일 중앙일보에 “현재로서는 조 바이든 대통령이 교체 요구를 거부하고 완주 의지를 굽히지 않는 전략을 택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고 말했다. 프랭크 로텐버그 전 상원의원 보좌관 출신으로 30여 년간 의회에서 일해 민주당 사정에 밝은 루리 파트너는 그 이유로 세 가지를 들었다.
먼저 민주당 전당대회가 얼마 남지 않았다는 현실론을 꼽았다. 민주당 전당대회는 다음 달 19~22일 시카고에서 열리는데 오하이오가 주(州)법에 따라 대선후보 등록을 다음 달 7일 마감하기로 함에 따라 민주당 후보 지명까지는 사실상 5주밖에 남지 않았다는 계산이 나온다.
루리 파트너는 “남은 5주 동안 바이든을 대체할 새 후보를 세우고 나아가 그를 중심으로 당을 통합시키는 프로세스를 밟기엔 물리적인 시간이 너무 짧다”며 “이런 절차를 밟는다면 예상치 못한 더 큰 혼란을 겪을 수 있다”고 말했다.
경합주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간 지지율 흐름에 미친 변화가 아직 미미한 수준이란 점도 ‘바이든 교체론’의 동력을 떨어뜨리는 이유로 거론했다. 민주당 수퍼팩(Super PAC·특별정치활동위원회) ‘퓨처 포워드’가 3일 공개한 7개 경합주 여론조사에 따르면, 바이든의 지지율은 다자 가상대결에서 트럼프에 4.2~10.6%포인트 차로 모두 밀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둘의 격차는 TV토론 이후 1.8~2.2%포인트 벌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루리 파트너는 “바이든이 대선 승리를 위해 사수해야 하는 펜실베이니아·미시간·위스콘신은 TV토론 전후 여전히 큰 변화 없이 ‘접전’”이라며 “바이든이 치명적 상황은 아직 아니라는 점을 나타내는 지표”라고 분석했다.
민주당 일각에서는 9월 10일 ABC가 주관하는 2차 TV토론이 반전의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루리 파트너는 “상당수는 (1차에 비해) 2차 TV토론이 훨씬 중요한 승부처가 될 것으로 본다”며 “트럼프가 2차 토론에서도 바이든을 흔들겠지만, 바이든이 잘 막아내고 안정적인 리더십을 보인다면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워싱턴=김형구 특파원 kim.hyounggu@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