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JC “환자를 당파 정치에 이용” 비판
조지아 주정부는 메디케이드 전면 확대 대신 대안 프로그램인 ‘패스웨이즈’를 정착시켜 나갈 방침이다.
브라이언 켐프 조지아 주지사는 연방 지원금이 고갈되고 재정 부담이 증가할 것을 우려해 메디케이드 확대 정책을 반대해왔다.
조지아 공화당에서도 메디케이드 확대를 위한 목소리가 나오는 가운데, 보건 정책 전문가들로 구성된 위원회가 주 의회에서 이번 달 회의를 시작할 예정이라고 애틀랜타 저널(AJC)은 전했다. 위원회는 2년간 주 의료 시스템의 개선 사항을 연구하고 2026년 12월까지 결과 보고서를 작성한다는 계획이다.
켐프 주지사는 그의 행정부에서 일했던 케이리 노글을 커미션 위원장으로 임명했다. 노글 위원장은 AJC에 “패스웨이즈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프로그램을 개선하거나 확장하는 방법에 중점을 둘 것”이라고 설명했다.
메디케이드는 정부가 저소득층을 위해 의료비를 지원하는 프로그램이지만, ‘덜 가난하면’ 메디케이드 혜택을 받지 못한다. 조지아주에서는 메디케이드에 들기에는 많이 벌고, 사보험을 들기에는 적게 벌어 보험이 없는 인구가 29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방정부는 보조금을 지원해 전국 주정부가 메디케이드를 확대해 시행하도록 권장했다. 연방 정부가 비용의 90%를 지원하면서 주 정부가 메디케이드와 민영보험에 들지 못하는 저소득층 성인에게 메디케이드를 확대할 수 있도록 했다. 전국 40개 주에서는 이런 방식으로 보험을 확대했으나, 조지아는 대신 근로 조건을 포함한 ‘패스웨이즈’라는 프로그램을 택했다.
켐프 주지사는 오래전부터 메디케이드 전면 확대를 비판해왔다. 지난해 주지사는 메디케이드 확대 대신 ‘조지아 패스웨이즈 투 커버리지’라는 자체 시스템을 구축했다. 패스웨이즈의 가장 큰 특이점은 의료 혜택을 받기 위해 연방 빈곤선 이하의 성인은 ‘근로조건’에 부합해야 한다는 것이다. 월 80시간 이상 근무하거나 기술 대학에 다니거나 주에서 승인한 다른 활동을 수행해야 한다.
AJC는 패스웨이즈의 자격요건에 맞추기 까다롭다고 지적했다. 메디케이드 혜택을 받지 못하는 저소득층 라손다 해렐(43) 씨는 2년 전 4기 유방암 진단을 받았다. 그는 사회보장국으로부터 생활보조금을 받고 있었기 때문에 메디케이드에 등록됐지만, 암 진단 이후 ‘사회 보장 장애보험 시스템(SSDI)’으로 옮겨졌다. SSDI 보조금과 급여가 합쳐지면서 메디케이드 소득 기준을 초과하게 되면서 문제가 발생했다. 그녀는 기준에 맞추기 위해 일하는 시간을 줄여야 했다.
그녀는 이제 통증을 호소하며 일주일에 단 몇 시간밖에 일하지 못한다고AJC에 전했다. 따라서 패스웨이즈의 자격 요건에 맞출 수 없어진 것이다. SSDI 수당을 받는 사람들은 노인과 장애인을 위한 연방 프로그램 메디케어의 수혜 자격을 얻을 수 있지만, 혜택을 받으려면 24개월을 기다려야 하는 단점이 있다. 해렐 씨는 “일을 하면서 죽음을 걱정하든지, 건강을 회복하고 노숙자가 되는 것 둘 중 하나를 택해야 했다”며 안타까움을 전했다.
패스웨이즈의 자격을 갖춘 조지아 주민은 약 37만명이 되는 것으로 집계됐으나, 지원자는 현재까지 4500명에 불과하다. 패스웨이즈의 예산 2600만 달러 중 90% 이상이 관리 및 컨설팅 비용으로 사용됐다. AJC는 조지아에서 메디케이드 혜택을 받지 못하는 환자들을 이용해 “당파적 정치에 지쳤다”며 조지아 의료 시스템의 허점을 지적했다.
윤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