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플랜트·현대모비스만 하한선 상회
핵심 계열사와 협력업체 임금격차 상당
오는 10월 가동 예정인 현대차그룹의 조지아주 전기차 공장 메타플랜트(HMGMA)의 협력업체 임금 수준이 당초 조지아 주 정부에 약속한 금액에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현대차 계열사와 협력업체간 임금 격차가 너무 크다는 지적도 나왔다.
조지아주 비영리 탐사저널리즘 매체 ‘더 커런트’는 18일 메타플랜트 및 협력업체 근로자와의 인터뷰, 고용계약서 등을 바탕으로 메타플랜트와 핵심 계열사인 현대모비스 2곳만이 주 정부의 임금 가이드라인 5만 8000달러를 충족한다고 밝혔다.
현재 메타플랜트 가동을 위해 지난 2년동안 직간접적으로 채용된 인력은 지난달 30일 기준 1471명이다. 이중 859명이 메타플랜트 소속 근로자이며, 나머지는 현대차 협력업체 17곳에 고용됐다. 협력업체 17곳 중 6개 업체가 주정부의 인센티브를 지원받고 있지만 대다수 근로자의 급여가 주정부의 임금 하한선을 밑돌고 있다는 것이다.
현대차 메타 플랜트 조감도
주정부는 근로자들에게 평균 5만 8105달러의 고임금을 2048년까지 지급하는 것을 조건으로 현대차에 21억 달러 규모의 인센티브를 제공했다. 2022년 센서스국 통계에 따르면 조지아 동부 해안지역 평균 연봉은 블록 카운티 3만 686달러, 에핑헴 카운티 4만 6305달러다.
하지만 협력업체의 사정은 당초 약속과 다르다. 더 커런트는 “고용주의 보복을 우려해 익명을 요구한 자동차용 시트 제조공장 소속 근로자들은 시급 20달러를 번다고 증언했다”며 “이들의 연봉은 현대차 신형 아이오닉5 소매가격의 3분의 2 수준”이라고 전했다. 2025년형 아이오닉5의 시중 판매가격은 6만6100달러 수준이다.
오는 10월부터 시험 생산에 들어가는 메타플랜트는 연간 전기차 30만대를 생산할 수 있는 규모의 시설을 갖추고 있다. 188명을 채용할 부품 공급업체 서한오토는 시급 15달러로 임금 수준이 가장 낮은 공장으로 조사됐다. 현대차 1차 협력업체인 PHA(402명 근무 예정)와 서연이화(500명), 세원 아메리카(740명) 등이 모두 시급 18달러선이다. 아진(630명)과 에코플라스틱(456명)은 21.65달러의 시급을 지급한다. <표 참조>
가장 높은 임금을 주는 업체는 현대차의 핵심 계열사인 현대모비스다. 시급 약 30달러 수준으로 연봉 6만 1642달러에 추가 복리후생비를 약속하고 있다. 메타플랜트 소속 근로자의 경우 직종별 임금 차이가 크다. 생산직 근로자에게 시급 22.40달러, 연봉 4만 6592달러를 지급한다. 관리직에 해당하는 설비 유지·보수직은 생산직보다 높은 시급 30.70달러 이상을 받는다.
현대차와 협력업체 간 임금 격차 외에도 비정상적인 급여지급 행태도 보고됐다. 자동차 시트 제조업체가 지난 6월 시급 20달러를 22달러로 잘못 계산해 지급한 뒤, 다음 급여에서 과다지금된 임금을 회수했다는 것이다. 이렇게 추가 지급된 임금을 공제당한 근로자는 35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비앙카 존슨 HMGMA 대변인은 내년 3월 주정부에 경영보고서를 제출하기 전까지 계열업체들의 급여 수준을 공개할 계획이 없으며, 각 사의 합의에 따라 임금이 결정되는 만큼 계열사의 급여 결정에 관여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아울러 조지아 경제개발청(EDA)과의 인센티브 계약 기한은 2031년 12월 31일까지로, 이 기간이 끝날 때까지 모든 현장 업체의 평균 급여가 기준을 도달하거나 초과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전했다.
장채원 기자 jang.chaewon@korea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