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의 주식 폭락 장세에서 헤지펀드를 비롯한 기관투자자들이 개별 종목을 적극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침체 논란으로 주가가 크게 떨어진 시점을 기관들은 저가 매수 기회로 삼았다는 평가다.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 집계에 따르면, 초보 투자자들이 공포에 빠져 주식을 내던지는 동안에 헤지펀드들은 지난 3월 이후 가장 큰 순매수를 기록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헤지펀드들도 지난 수개월간 매도 행진을 이어왔으나 이번 급락장 때는 매수세로 돌아선 것이다.
JP모건의 별도 분석에서도 기관 투자자들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가 3% 하락하는 최근 장에서 주식을 140억 달러(약 19조3천억 원)어치 순매수했다.
기관투자가들이 연중 주가가 최대로 폭락한 날에 이처럼 주식을 사들였다는 점은 최근의 경기침체 가능성에 대한 대중의 우려가 과도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진단했다.
프랭클린 템플턴의 맥스 고크먼 수석 부사장은 이런 기관 매수세에 대해 “갖고 싶었던 명품 가방이 10% 할인한다는 것을 본 것과 같은 상황”이라면서 “여전히 매우 비싼 가격이지만 ‘싸게 샀다’고 스스로에게 말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미국 경제는 아직 튼튼하다는 진단도 나온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 자료에 따르면 S&P 500지수 기업들의 2분기 순익은 12% 증가했다. 발표 기업의 80% 이상이 시장 예상치를 넘는 실적을 발표했다.
헤지펀드 리서치업체 피보탈 패스의 조나단 캐플리스 대표는 “헤지펀드들은 이런 투매장을 매수 기회로 보고 있다”면서 “펀드 매니저들은 현재 시장 상황을 상장 기업의 펀더멘털이나 미국 거시경제의 장기적 문제라기보다는 단기적이고 감정적 요인에 의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과거 경험에서도 주가 급락은 저가 매수 기회임을 보여준다.
골드만삭스 분석에 따르면 1980년 이후에 전고점 대비 5% 떨어지는 급락세가 나오면 이후 3개월만에 6% 반등했다.
HSBC의 윌렘 셀스 최고투자책임자(CIO)도 최근의 주가 급락으로 수익성이 좋은 기업의 주식을 싸게 살 기회가 생겼다고 말했다.
셀스는 6일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기술주에서 거품이 제거됐다”면서 “우리는 인공지능(AI)과 기술 혁신이 더 광범위하게 지속되고 생산성 향상을 계속 이룰 것이라고 믿는다. 여기서 도망치지 않는다”고 말했다.
리서치 회사인 써드 브릿지의 찰리 마이너 애널리스트도 CNN에 “지금의 테크주 약세를 닷컴 버블 붕괴 시기와 비교하는 것은 너무 심한 비약”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