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적 백인-흑인 ’30-30′ 승리 공식 퇴색
소수계 2세 유권자 비중 상승, 변수 생겨
2020년 대선에서 22년 만에 민주당 후보가 조지아주에서 승리했지만, 올해도 가능할까. 조지아에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승패는 히스패닉과 아시아계 유권자들에 달려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애틀랜타 저널(AJC)은 버나드 프라가 에모리대 정치학 교수의 견해를 인용해 “라티노와 아시아계 인구의 작은 변화와 흑인 유권자에 대한 민주당 지지율의 작은 변화가 승패를 가를 것”이라고 보도했다.
민주당은 조지아에서 오랫동안 ‘30-30 규칙’을 이어왔다. 조지아 선거에서 이기려면 백인 유권자의 30%가 민주당을 지지하고, 흑인이 총투표율의 30%를 차지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 공식은 ‘흑인 유권자는 거의 모두 민주당에 투표한다’는 것을 전제한다.
그러나 이 공식이 정확하지는 않다. 지난 몇 차례의 대선과 총선에서 민주당이 승리한 경우에도 흑인 유권자의 투표율은 전체의 30%에 미치지 못했고, 백인 유권자의 지지율이 30%가 되지 않았다. 정치 분석가들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조지아에 다른 인종 인구가 유입되면서 백인 유권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점차 줄어들 것이라고 분석했다.
2008년 대선에 참여했던 히스패닉과 아시아계 유권자들의 비율이 약 2%였다면, 2020년에는 5%로 높아졌다. AJC는 “이러한 투표 점유율 증가의 일부는 미국에서 태어난 이민자의 자녀가 투표할 수 있는 연령에 도달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히스패닉계와 아시안 이민 가정에서 자란 2세 유권자들이 투표에 참여하면서 민주당이 이전처럼 백인과 흑인 유권자를 많이 필요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찰스 불록 조지아대 정치학 교수는 자신의 저서를 통해 “지난 4년간 민주당이 승리한 선거에서 흑인 유권자들의 투표율은 30%가 아닌 27%에 머물렀다”고 설명했다. 2020년 대선에 참여한 유권자 중 27%가 흑인이었으며, 백인 유권자의 29%가 조 바이든 후보를 지지했다. 두 그룹에서 공식처럼 “30-30은 얻지 못했지만” 약 1만2000표라는 근소한 차이로 바이든이 승리할 수 있었다.
퓨 리서치센터는 히스패닉과 아시아계 유권자들이 민주당에 기울어있지만, 흑인 유권자만큼 민주당에 ‘충성심’을 보이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흑인 유권자의 80% 이상이 민주당에 동조하는 반면, 두 유권자 그룹의 약 60%만이 동조한다. 그렇지만 백인 유권자들보다는 수치가 높다.
공화당 선거진영이 특히 히스패닉 유권자들의 표를 집중적으로 공략하기 때문에 히스패닉 인구 증가가 민주당에 얼마나 긍정적일지는 아직 불확실하다는 분석도 나왔다. 불록 교수는 “히스패닉 유권자들은 민주당에 대한 장기적인 헌신이 없다”며 “백인 유권자의 비중이 감소함에 따라 공화당은 히스패닉계 표를 얻기 위해 점점 더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런데도 민주당은 조지아 인구 증가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릭 덴트 민주당 전략가는 “소수계 인구가 증가하면 장기적으로 민주당에 유리하고, 결국 흑인 유권자를 넘어설 것”이라고 분석했다.
윤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