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1월 미국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한인사회도 대선 열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대통령 선거 직전 ‘빅 이벤트’라면 역시 각 당의 전당대회(national conventions)다. 공화당은 지난 7월 전당대회를 통해 도널드 트럼프, JD밴스를 대통령, 부통령 후보로 선출했다. 민주당은 오는 8월 19일부터 4일간 일리노이주 시카고에서 전당대회에서 카멀라 해리스, 팀 월즈를 대통령, 부통령 후보로 선출할 것으로 보인다. 이 시점에서 각 당의 전당대회 관전법을 알아보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이다.
독자 여러분도 알다시피 미국은 직접투표가 아닌, 선거인단에 의한 간접투표로 대통령을 뽑는다. 따라서 각 주에서 선출된 대표단(delegation)이 투표를 하는데, 이는 대선 뿐만 아니라 전당대회도 마찬가지다. 민주당, 공화당은 원래 매년 전당대회에서 각 주 대의원들이 대통령 후보를 선출한다.
올해 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후보로 확정된 조 바이든 대통령이 사퇴하고,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대선후보로 확정된 것도 이러한 절차 때문이다. 지난 5월 경선/예비선거(primary)에서 뽑힌 것은 특정 후보가 아니라, 특정 후보를 지지하겠다고 선언한 각 주 대의원들이다. 따라서 대선 후보가 바뀌어도 경선를 추가로 치를 필요가 없다. 각 주의 대의원들이 전당대회에서 해리스를 지지하겠다고 선언하면, 별도의 절차 없이 후보가 확정되는 것이다.
또다른 민주당 전당대회 관전포인트는 ‘사상 최초의 소셜미디어 전당대회’라는 점이다.남 가주대학(USC) 공공정책학과 교수 셰리 비비치 제페(Sherry Bebitch Jeffe)는 “소셜미디어가 단순한 정치자금 모금 수단에서 벗어나, 토론을 형성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되었다. 이제 모든 선거운동본부는 소셜미디어 담당자를 두고 있으며,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조차 자신만의 소셜미디어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이러한 변화는 코로나19 팬데믹이 민주, 공화당의 대면 선거운동을 제한함에 따라 가속화됐다”고 캠페인 법률센터(Campaign Legal Center) 국장 조나단 디아즈(Jonathan Diaz)는 해설했다. 그동안 소셜미디어는 정치자금 모금과 메시지 도구로만 인식됐으나, 2020년 대선에서 처음으로 후보 지명, 캠페인 및 전당대회 과정 일부가 온라인상으로 이뤄졌다. 따라서 올해 민주당 전당대회 관전포인트는 해리스와 월즈 후보가 전당대회에서 얼마나 소셜미디어를 활용할지 여부가 될 것이다.
지난 7월 15일열린 공화당 전당대회는 ‘트럼프의 공화당 장악’을 확인하는 자리였다고 조지 메이슨 대학교(George Mason University) 공공정부학 교수이자 전 CNN 선임 정치 분석가인 빌 슈나이더(Bill Schneider)는 지적한다. 그는 “과거 전당대회는 당지도부가 대의원을 후보를 결정했지만, 오늘날 전당대회는 일반 유권자들이 언론을 통해 후보를 결정한다. 일반 유권자들은 이미 전당대회 이전 예비선거에서 트럼프를 후보로 확정했다”고 지적한다. 그는 “올해 공화당 전당대회는 도널드 트럼프가 공화당을 완전히 장악했다는 것을 증명하는 자리였다. 그를 반대하는 사람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고 해설했다.
미국의 전당대회와 간접선거는 오로지 미국에서만 존재하는 특이한 제도다. 하지만 이 제도가 직접선거로 바뀔 가능성은 많지 않다. 이 제도를 바꾸려면 헌법을 바꿔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불합리한 점은 있어도 한인들을 비롯한 유권자들이 직접 투표하는 것이 중요하다. 민주주의는 모두가 자신의 역할을 해내면서 발전시켜 나갈 때만 작동하며, 선거는 올바른 민주주의를 위한 필수 과정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