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민간인이 받는 최고 영예의 훈장이 주로 부상하거나 전사한 군인이 받는 최고 무공 훈장보다 낫다는 취지로 말해 또 참전용사를 깎아내렸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16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와 CNN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전날 뉴저지주에서 열린 행사에서 자신이 재임 기간 대통령 자유의 메달을 수여한 공화당 후원자인 미리암 애덜슨을 칭찬하면서 논란의 발언을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그것(대통령 자유의 메달)은 민간인이 받을 수 있는 최고의 상으로 명예 훈장과 동급이지만 민간인 버전이다”라면서 “사실 (명예 훈장보다) 훨씬 좋다”고 말했다.
이어 “왜냐면 명예 훈장을 받는 군인들은 전부 총알을 너무 많이 맞아 몹시 나쁜 상태에 있거나 죽었기 때문”이라면서 “애덜슨은 상을 받았는데 건강하고 아름다운 여성이다”라고 덧붙였다.
명예 훈장은 전장에서 목숨을 걸고 자신의 의무가 요구하는 것 이상으로 용맹을 떨친 군인만 받을 수 있는 상으로 심사 기준이 매우 까다롭다.
반면 대통령 자유의 메달은 민간인이 받을 수 있는 최고의 상이지만, 특별한 기준 없이 사회에 크게 기여한 민간인에게 전통적으로 수여했다고 WP는 설명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농구 스타 제리 웨스트, 가수 엘비스 프레슬리, 자신의 정치적 우군인 짐 조던 하원의원과 데빈 누네스 전 하원의원에게 줬다.
일부 참전용사들과 민주당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발언을 즉각 비판했다.
선거에 출마한 민주당 소속 참전용사들을 지원하는 단체인 ‘참전용사에 투표하라'(VoteVets)는 성명에서 “도널드 트럼프는 자신을 참전용사들과 비교하면 너무 작아지기 때문에 참전용사들과 그들의 희생을 혐오한다”고 밝혔다.
민주당 대선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선거캠프는 성명에서 “그는 자신만 알지 다른 사람이나 다른 것을 섬길 줄은 모른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전에도 참전용사를 폄하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2020년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임 기간인 2018년 프랑스에 있는 미군 1차 세계대전 전사자 묘지를 방문하고 싶지 않다고 말하면서 전사자들을 “패배자들”, “호구들”이라고 칭한 사실이 알려져 역풍을 맞은 적이 있다.
처음으로 대선에 출마한 2015년에는 베트남 전쟁 때 해군 비행사로 복무하다 5년 넘게 포로 생활을 한 공화당의 존 매케인 상원의원에 대해 적에게 붙잡혔기 때문에 전쟁영웅이 될 수 없다면서 “난 붙잡히지 않은 사람들을 좋아한다”고 말해 논란이 일었다.
한편 공화당 부통령 후보인 J.D. 밴스 상원의원은 이날 위스콘신주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질문받고서 “대통령 자유의 메달을 받은 사람을 칭찬하고 그에 대해 좋은 말을 하는 게 어떤 식으로든 무공 훈장을 받은 이들을 폄하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