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국을 떠나온 사람은 지리적으로 떨어진 분리를 생각하며 살게 된다. 그 거리를 어떻게 줄일 수 있을까?
조지아주 현대미술관(MOCA)에서 최남원 작가가 아홉 번째 개인전 ‘248마일’을 통해 멀어진 거리와 그로 인한 소외를 감당하는 예술을 보여준다.
248마일은 조지아주 애틀랜타와 사바나간 도로 길이다. 2015년부터 9년간 가족이 사는 애틀랜타를 떠나 사바나 칼리지 오브 아트 앤 디자인(SCAD)의 교수직을 맡으며 두번째 ‘이주’가 미친 영향을 표현했다.
최 작가는 지난 16일 전시회 개회식에서 “가족 사이에서도 지리적으로 ‘떨어져 있다’는 감각을 일상적으로 느끼는 것은 지극히 미국적 이야기”라며 “10년간 천착해온 주제지만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사회적 거리두기가 보편화되며 새로운 의미가 더해졌다”고 설명했다.
이번 전시는 조형미를 살린 입체작품으로서의 회화 작품을 소개하는 데 집중했다. 17점의 작품 모두를 벽에서 의도적으로 떨어뜨려 설치 미술의 효과를 냈다. 타이어, 도로 표지판, 하이웨이 위 끝없는 하늘 등 작가가 선택한 소재가 조각처럼 전시장 곳곳에 배치됐다. 최 작가는 홍익대 미대에서 동양화를 전공했으며 조지아주립대(GSU)에서 회화를 공부한 뒤 2010년대부터 애틀랜타에서 작품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번 개인전은 조지아 MOCA ‘워킹 아티스트 프로젝트’(WAP)의 지원으로 기획됐다. 매년 3명의 우수 예술가를 선정하는 이 사업은 작가당 1만 5000달러를 지원해 전시회 및 개인 연구 기회를 제공한다. 전시는 오는 10월 12일까지 두 달간 계속된다.
취재, 사진 / 장채원 기자 jang.chaewon@korea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