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스를 대통령으로.”
민주당의 대선 후보 확정을 위한 전당대회 마지막 일정이 예정된 22일 시카고 시내 한복판에 30여명의 한국계 미국인들이 모여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대통령으로 당선시키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해리스 지지를 위한 한국계 미국인’ 소속인 이들은 각 주에서 활동하는 한국계 대의원을 비롯해 주요 선출직 공직자 등 커뮤니티 리더들이다.
대부분 각자 지역에서 한국계로서 ‘최초’의 이력을 쓰고 있는 이들은 최초의 흑인·아시아계 여성 대통령을 노리는 해리스 부통령 당선에 큰 희망을 걸었다.
진 김 모임 공동회장은 “해리스 부통령은 한국계 뿐 아니라 아시아계 미국인 공동체와 항상 활발하게 관계를 맺어온 정치인”이라며 “그녀는 우리와 같이 생긴 사람들을 직원으로 고용해 왔고, 부통령 취임 이후에는 아시아계를 위한 백악관 행사를 주최해 왔다”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그녀는 옳은 일을 할 공직자”라며 “우리는 우리 공동체를 위한 투쟁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이번 선거의 경합주에서 우리의 역할이 특히 중요하다”며 조지아를 비롯해 펜실베이니아, 버지니아 등에서 한국계 미국인들이 선거 판세를 가를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해리스 지지를 위한 한국계 미국인 소속 회원들이 22일 시카고 한 식당에서 모임을 갖고 있다. 연합뉴스
그레이스 최 공동회장 역시 “해리스 부통령은 우리의 최초 아시아계 대통령이 될 것”이라며 흥분감을 감추지 못했다.
국무부에서 경력을 쌓은 최 회장은 해리스 부통령 당선 시 한반도 정책 전망과 관련해선 “해리스 부통령은 조 바이든 대통령과 함께 한미 동맹의 강력한 지지자였다”며 “우리는 해리스 부통령이 오바마 행정부에서부터 이어온 한미 동맹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망했다.
김 회장은 “도널드 트럼프는 북한의 지도자와 ‘러브 레터’를 주고받은 인물”이라며 “형사 기소된 중범죄자에게 한미 동맹을 포함해 외교 안보 정책을 맡길 수 없다”고 비판했다.
한국계 미국인들은 미국의 아시아계 가운데도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하지만 상대적으로 중앙 정치에서는 집단적 목소리는 두드러지지 않는 ‘로키’ 행보를 이어 왔다.
그러나 최근 한국계로는 최초로 연방 상원의원에 도전하는 앤디 김 하원의원을 필두로 활발한 정계 진출을 시도하며 중앙 정치의 문을 두드리는 비중이 늘고 있다.
한 참석자는 “한 때 식당 테이블 하나에도 다 모이지 못했던 우리가 이렇게 성장했다”며 달라진 규모에 남다른 감회를 공개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는 민주당 전대 참관을 위해 방미한 국민의힘 조정훈,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도 참석했다.
최 공동회장은 “한국 국적의 정치인들은 엄밀히 외국인이기 때문에 ‘옵서버’ 자격으로 참관한 것”이라며 “외국의 정치인이 미국 정치에 관여하는 것은 법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분명한 선을 그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