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까지 간병인으로 일하다 7년 전 ‘오랜 꿈’ 모델 데뷔
시니어 모델 최순화(81)씨가 ‘역대 최고령’으로 미스 유니버스 코리아에 참가해 화제다.
CNN은 28일 서울에서 미스 유니버스 대회에 출전한 최 씨의 사연을 조명했다. 미스 유니버스는 수십년간 출전자 연령을 18~28세로 제한하고, 임산부나 기혼자 또는 결혼한 적이 있던 사람의 출전을 금지해왔다. 이를 두고 시대착오적이라는 비판이 나오면서 해당 규정이 삭제됐고, 이에 최씨도 출전이 가능해졌다.
최씨는 30일 미스 유니버스 코리아 본선 대회에 도전했다. 본선 우승자는 한국을 대표해 오는 11월 멕시코에서 열리는 세계 대회에 출전자로 나가게 된다. 지금까지 확정된 출전자 중 가장 나이가 많은 사람은 몰타 출신의 베아트리스 은조야(40)다.
최씨는 CNN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나는 세상을 놀라게 하고 싶다”며 “나이가 들면 체중이 늘어나는데, 나는 우리가 나이를 먹어도 건강하게 살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겉모습이 아름다운 것도 중요하지만 마음도 편안해야 하고, 타인을 존중하는 법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또한 긍정적인 사고방식을 가져야 한다. 요즘 사람들은 너무 부정적이다”라고 말했다.
최씨는 이미 한국 패션계에서 유명하다. 당초 경제적으로 어려운 사정 때문에 은퇴를 포기하고 50대까지 병원 간병인으로 일했다. 그러던 중 환자가 모델 제의를 했다고 한다. 최씨는 “말도 안 된다고 생각했지만, 오래전 모델이 꿈이었기 때문에 해봐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에 그는 72세 나이에 모델 활동을 시작했다.
최씨는 모델 학원에 다니며 수업을 듣고, 근무 시간 틈틈이 병원 복도에서 워킹 연습도 했다. 이후 2017년 모델 에이전시와 계약을 맺고, 이듬해 서울 패션위크에 데뷔했다. 당시 그의 나이는 74세였다. 이후에도 최씨는 패션 잡지와 맥주 광고 등에 등장하면서 얼굴을 알렸다.
최씨는 “제 아들은 저를 자랑스러워하고 결과에 상관없이 즐기라고 말했다”며 “손주들도 ‘할머니 대단해!’라고 말하며 정말 자랑스럽다고 했다”고 전했다.
한국중앙일보 현예슬 기자 hyeon.yeseul@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