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헐린’ 피해복구 한창인 플로리다 해안지역 “엎친 데 덮친 격” 한탄
최강 등급의 허리케인이 플로리다 지역을 관통할 것으로 관측돼 이 지역이 10여일 만에 두 번째 허리케인 피해를 볼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7일 국립허리케인센터(NHC)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55분 기준으로, 가장 강력한 허리케인인 5등급으로 격상된 허리케인 ‘밀턴'(Milton)이 플로리다 탬파의 남서쪽으로 1천150㎞ 떨어진 해역에서 플로리다 반도를 향해 시속 15㎞로 움직이고 있다.
밀턴은 화요일인 8일 오후 8시께 플로리다 서부 해안에 근접하고 다음 날인 9일 오전 8시께 플로리다 반도를 관통한 뒤 같은 날 오후 동쪽 대서양으로 빠져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이 허리케인의 최대 풍속은 이미 시속 250㎞에 달한다.
NHC는 “밀턴은 현저히 빠른 속도로 강해지고 있다”며 “24시간 동안 이렇게 빨리 강해진 허리케인은 이전까지 2005년 윌마와 2007년 펠릭스 등 2개뿐이었다”고 전했다.
이어 “이 허리케인은 플로리다 걸프 연안에 도달하기 전에 약간 약화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플로리다에 상륙 시 여전히 크고 강력한 허리케인이 될 가능성이 크다”며 “플로리다 해안과 내륙에 생명을 위협하는 피해를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NHC는 특히 플로리다 서부 해안에서 강풍으로 인한 대형 해일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허리케인 주의보를 발령했다.
또 8일 밤부터 허리케인이 몰고 온 비구름으로 폭우가 내릴 것으로 예측하면서 침수와 강의 범람 등 피해에 대비하라고 당부했다.
플로리다의 해안 마을에서 허리케인 헐린 잔해를 정리해 집 밖에 내놓은 모습. 로이터
플로리다 지역은 지난달 27일 플로리다 서부 해안에 상륙해 북동쪽으로 가로지른 4등급 허리케인 헐린으로 이미 큰 피해를 본 상태에서 2주도 채 되지 않아 더 강한 허리케인을 맞닥뜨릴 것으로 예보되면서 비상이 걸렸다.
헐린은 플로리다를 비롯해 조지아와 사우스·노스캐롤라이나 등 미 남동부에서 최소 230명의 사망자와 수십조원의 재산 피해를 냈다.
플로리다 피해 지역의 주민들은 또다시 상륙하는 허리케인이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피해를 가중할까 걱정하고 있다.
특히 이번 허리케인 밀턴이 관통할 것으로 예상되는 탬파 베이 지역에서는 헐린이 휩쓸고 간 잔해를 치우느라 당국과 주민들 모두 분주한 상황이라고 AP통신과 CNN 방송 등 현지 매체들은 전했다.
건물 잔해와 폐기물이 강풍에 날아다니면서 또 다른 인명피해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는 전날 51개 카운티에 비상사태를 선포했으며, 지역 재난당국은 힐스버러 카운티를 비롯해 패스코·피넬라스·헤르난도 카운티 등에 강제 대피령을 내렸다.
힐스버러 소방국장 제이슨 도허티는 주민들에게 “여러분이 집에 남아 있으면 여러분도 죽을 수 있고 우리 대원들도 여러분을 구조하려다 죽을 수 있다”며 “제발 집을 떠나 그들을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