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음악계에서 ‘금녀의 벽’을 허물어온 지휘자 김은선(44)이 2031년까지 샌프란시스코오페라(SFO)를 이끈다.
샌프란시스코오페라단은 김은선 음악감독과 5년간 계약을 연장하기로 했다고 18일 밝혔다.
2021년 샌프란시스코오페라단에 부임한 김은선 감독의 당초 계약 기간은 2025∼2026시즌이 끝나는 2026년이었다. 이로써 김 감독은 2030∼2031시즌까지 지휘봉을 잡게 됐다.
샌프란시스코오페라단 매튜 실보크 단장은 “오늘은 우리 오페라단에 기쁜 날”이라며 “우리는 그녀와 흥미진진한 음악적 미래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녀는 놀라울 정도로 강력하게 우리의 예술성을 형성하고 있으며, 모든 작품에 활기, 감수성, 인간미를 불어넣어 마치 처음 듣는 것처럼 각 작품을 새롭게 경험하게 해준다”며 “그녀와 함께 오페라단의 유산을 이어가고, 이를 새롭게 만들어가는 것은 큰 영광”이라고 전했다.
김 감독은 “우리가 해나가는 일들이 깊은 의미가 있다고 믿고 지지해주시는 분들의 뜻에 힘입어 샌프란시스코 오페라에 대한 나의 열정과 헌신을 다시 새로운 마음으로 이어나가고자 계약 연장을 수락했다”며 “최고의 예술적 성취를 위해 우리 모두가 함께 이뤄내는 매일이 영광스럽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앞으로 매 시즌 세계적인 오페라 작곡가 주세페 베르디(1813∼1901)와 리하르트 바그너(1818∼1883)의 주요 오페라 작품을 지휘하게 된다.
김 감독은 유럽과 북미에서 잇달아 ‘여성 최초’ 기록을 세운 지휘자다.
2010년 이사벨 여왕 2세 때 창립한 유서 깊은 스페인 마드리드 왕립오페라극장에서 여성으로는 처음 지휘봉을 잡았다.
2019년에는 여성 지휘자 최초로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에 이어 북미에서 두 번째로 큰 샌프란시스코오페라단 음악감독으로 발탁됐다.
2020년에는 프랑스 최대 음악 행사인 프랑스 대혁명 기념일 콘서트의 총감독을 맡아 프랑스 국립관현악단, 라디오프랑스 합창단, 소년합창단을 지휘했다.
지난 4월에는 까다롭고 보수적이라고 알려져 있는 베를린 필하모닉 객원 지휘자로 무대에 서기도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