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재해 증가 대응해 드론 등으로 살펴
보험당국, “상품가입·취소는 보험사 권한”
조지아주 주택 소유자의 보험 가입이 집주변 나무로 인해 취소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허리케인 등 자연재해로 인한 주택 피해 대부분이 쓰러진 나무에서 발생하고 있어 보험사들은 드론으로 찍은 항공사진까지 동원해 나무가 우거진 주거지역의 보험료를 크게 올리고 있다.
로스 캐빗 캅 카운티 대변인은 지난 19일 본인의 유튜브를 통해 “주택 지붕을 덮는 울창한 나무로 인해 파머스 보험사로부터 주택보험(homeowner’s insurance) 해지 통보를 받았다”고 토로했다. 그는 즉각 주 보험위원회에 이의를 제기했지만, 보험사는 “수용 범위를 넘어설 정도로 주택 주변에 나무가 많으며, 나뭇가지 잔해가 널려 있어 규정 위반에 해당한다”며 보험 갱신을 거부했다. 결국 캐빗 대변인은 1만 400달러를 들여 소나무 10여 그루를 베어낸 뒤, 더 높은 보험료를 내고 타 보험사 상품에 가입했다.
보험업계는 폭풍, 홍수 등 재앙적인 자연재해가 늘면서 비용 부담을 낮추기 위해 더 깐깐하게 가입자의 주거환경을 점검하고 있다. 애틀랜타 저널(AJC)은 “구글의 위성지도 서비스 ‘구글어스’를 이용하거나, 자체 드론을 활용해 항공사진을 수집하는 식으로 주택 위치를 살피는 보험회사가 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실제 파머스 보험사는 “위성과 항공기를 활용해 정기적으로 부동산 주변 환경을 살펴보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주민들은 이같은 보험업계의 행태가 단순히 주변 나무 가지치기 정도의 위험 예방 수준을 넘어섰다고 반발한다. 애틀랜타의 피터 젠킨스 수목학자는 “보험사가 지붕 위로 뻗는 나무를 없애기 위해 벌채를 과도하게 요구해 죽는 나무가 많아졌다”고 전했다. 애틀랜타 시의 산림관리 조례는 나무의 25% 이상을 잘라낼 경우 추후 죽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과도한 트리밍을 제한하고 있다.
조지아 도시들은 주택 인근에 오래된 수목지가 높게 우거진 특징을 가지고 있다. 애틀랜타 시의 2018년 연구에 따르면 메트로 지역 나무의 대부분(77%)이 단독주택 부지에 심어져 있다. 단독주택 총 부지의 61%, 다세대 주택의 40%가 나무로 뒤덮여 있다.
주 규제당국은 보험사들에게 계약을 강요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브라이슨 라슨 보험 커미셔너는 “고객이 정당한 보험 해지사유를 통보받았는지 여부는 따져볼 수 있지만, 보험사 내부 지침에 따라 규정된 일부 위험요소가 상당히 증가하는 변화가 있는 경우, 주법에 따라 보험 계약이나 취소는 각 보험사의 재량권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장채원 기자 jang.chaewon@korea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