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at Jennifer did’는 한 편의 충격적인 넷플릭스 다큐멘터리로, 단숨에 최고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커다란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중산층들이 살고 있는 조용한 캐나다 토론토의 시골 마을에 살인 사건이 일어났다. 핸 팬이라는 베트남계 남성은 머리에 총을 맞았고 그의 아내는 그 자리에서 목숨을 잃었다. 딸 제니퍼는 멀쩡한 상태로 남아있었고, 그녀는 경찰에게, 남자 3명이 칩입해서 강도 짓을 벌였다고 신고했다.
제니퍼는 부모의 엄격한 교육 방식과 기대, 지나친 통제와 억압으로 인해 압박감을 받으며 살아왔고, 어떻게 해서라도 부모에게 실망감을 주지 않으려고 성적표 위조와 온갖 거짓말을 일삼았지만, 실제론 고등학교도 졸업하지 못했다.
그리고 의약학을 전공한다며 가짜 대학 입학과 학위 성적을 조작했고 허위로 졸업 후에는 병원에 취업을 했다고 거짓말을 했지만 모든 거짓말과 행동이 들통나게 된다. 이로 인해 제니퍼는 더 큰 제약을 받게 되었고, 남자 친구와도 더 이상 관계를 지속할 수 없게 되었고, 부모로부터 벗어남과 동시에 부모의 재산을 노린 제니퍼는 청부 살인을 실행했지만 아버지가 총격에서 살아남으면서 제니퍼를 공범으로 지목했고 그녀는 1급 살인혐의 종신형을 선고받고 현재 복역 중이다.
가깝게 지내는 지인이 있다. 아이들의 교육을 위해서라면 어떤 희생도 마다하지 않는 전형적인 이민 1세이다. 자녀들이 자신들과 같은 삶을 원치 않았던 부모들은 먹을 것과 입을 것을 줄여가며, 밤늦게까지 일을 해서 자식들을 위해 헌신적으로 뒷바라지를 했다. 그 비싼 과외를 여러 과목에 걸쳐 시켰고, 공부를 게을리하거나 성적이 기대치에 못 미치면 회초리를 들어서라도 강제로 공부를 시켰다. 그 결과, 누구나 부러워하는 아이비리그 가운데에서도 손꼽는 명문대를 입학하고 좋은 성적으로 졸업을 했지만 부모와는 점점 멀어지게 되었고, 나중에는 연락이 전혀 안 되는 관계가 되었다.
아들은, 학창 시절의 즐거움은 커녕 친구들과의 추억조차도 없었고 학업에만 집중하여 공부 외에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학창 시절이 너무나 힘들고 괴로웠고, 지옥 같은 시간이었다고 친구에게 고백하면서 직장을 갖게 되면 부모와의 연락을 끊을 것을 다짐했다고 아들의 친구가 말했다.
그 부모들이 더 섭섭하게 여기는 것은 그렇게 고생해서 공부를 시켰으므로 해서, 전문직으로 일하며 상당한 보수를 받게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처갓 집은 집도 사주고 고급차도 사주고 하면서 친부모한테는 연락을 끊어버렸다며 아들에 대한 분노감, 허탈감, 증오심까지 든다고 했다. 위의 두 가지 사례를 보면서 부모가 아이들에게 지나친 간섭과 기대를 하지 않았다면, 이민자들의 꿈이 악몽으로 변하지는 않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을 떨칠 수 없다.
한국 부모들의 미국 이민 주된 목적이 우수한 교육 기회이며, 다른 어떤 이유 보다도 이민의 교육적 목표가 항상 최 상위에 있다.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많은 한국인 부모들은 아이들의 실패는 곧 자신의 실패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아 미국 부모들에 비해 더 강한 압박을 느끼는 것 같다. 많은 한국 부모들은 때로는 자신의 능력을 벗어나는 수준에서도 많은 돈을 아이들 교육에 투자한다. 반면, 미국 부모들은 자신이 할 수 있는 적정선까지만 해주고, 오히려 아이들과 시간을 함께 보내는데 더 노력하는 것 같다.
미국에서 자란 아이들은 미국 교육 시스템을 통해 공부하고 미국 문화와 생활 방식에 적응하며 성장하기 때문에 미국 사회의 일원으로 간주해야 하며 부모가 갖고 있는 한국적 문화나 생각을 강요해선 안된다. 이런 문화적 충돌이 아이와 부모의 갈등이 될 수 있으며 장기적으로는 서로를 소원하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점점 더 커지게 되는 것이다. 미국인의 가족관계는 수평적이라는 점에서 한국인과는 많은 차이가 있다. 결혼한 성인 자녀들의 경우는 가까운 친구 같은 느낌을 받을 정도로 스스럼없이 지내는 경우를 많이 보게 된다.
한국 부모들은 자녀들에 대한 사랑이나 보호의 방식이 감성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분명한 구분을 하지 못해서 갈등을 유발하기도 한다. 양육을 주로 담당했던 중년 전업 주부들에게서 빈 둥지 증후군 (empty nest syndrome) 현상이 많이 일어난다고 한다. 자녀에 대한 관심과 기대, 높은 교육열의 결과로 모든 것을 자녀에게 쏟아부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로 인해 자식의 말 한마디, 행동하나에 따라 행복감을 느끼기도 하고, 말 한마디에 실망에 빠져 우울해지기도 한다.
자녀들이 결혼을 해서 독립을 했을 경우 자녀의 결혼 생활이 마음에 안 든다 해서 간섭을 하거나, 잔 소리를 해서는 안된다. 결혼한 자녀의 경우 독립적 삶을 살고 있으므로 부모는 자녀의 삶을 존중하여야 하고, 자녀에게 의존하는 심리에서 벗어나 현재의 삶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자신을 위한 삶을 살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