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에 장착된 전자장비가 늘면서 수리에 드는 비용이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연방 노동통계국(BLS)을 인용해 지난 3년간 차량 유지수리비가 28% 올랐다고 최근 보도했다.
보험사에 IT시스템을 제공하는 업체 미첼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2024년 2분기에 보험사에 접수된 수리비용의 평균은 4721달러였다. 이는 3년 전에 비하면 800달러 이상 뛴 것이다. 다양한 통계를 통해 차량 수리비의 상승세를 확인할 수 있다.
매체는 차량에 포함된 컴퓨터와 센서 등 전자장비가 수리비 급등의 가장 큰 원인이라고 지목했다. 10년 전까지만 해도 평균적으로 자동차에 들어가는 컴퓨터 장치와 센서 등의 전자장비는 최대 30개였다. 하지만 현재 자동차에 들어가는 전자장비는 75개를 넘는다.
미첼에 따르면 2024년에 보험사에 접수된 차량 수리 건의 26%가 센서 재조정을 요구한다. 2020년에는 수치가 5%였다. 4년 만에 5배 이상 뛴 것이다. 센서 재조정은 보통 500달러 이상 소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자장비 때문에 수리비가 급등한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사이드미러다. 2013년 사이드미러를 수리하거나 교체하는 데는 200달러에서 400달러 정도의 비용이 들었다. 하지만 최근 출시된 차의 사이드미러에는 차선 변경 시 도움을 주는 센서 등의 전자장비가 탑재됐다. 이로 인해 2024년 기준 사이드미러 교체비용은 최대 1500달러에 달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전문가들도 수리비 산정에 애를 먹고 있다. 뉴멕시코 앨버커키에서 25년 이상 보디숍을 운영해오고 있는 스콧 베나비데스는 WSJ과 인터뷰를 통해 “1200달러 정도 수리비 나오겠다고 생각하고 실제 견적을 내보면 2800달러가 된다”고 말했다.
높아진 수리비에 아예 수리를 포기하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메릴랜드에 사는 더스틴 두섹스는 도요타 프리우스의 일부가 찌그러졌지만 수리를 하지 않았다. 1000달러가 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 수리비가 2100달러가 나왔기 때문이다.
업계는 자동차의 자율 주행 기능과 안전 기능이 강화되면 더 많은 전자장비가 장착되기 때문에 자동차 구입 비용 못지않게 수리비 부담도 더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LA지사 조원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