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대선 직후 흑인들에게 뿌려진 인종차별 메시지가 히스패닉과 성소수자(LGBTQIA+) 등에도 발송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FBI는 15일 보도자료를 통해 전국의 흑인 커뮤니티에게 모욕적이고 인종차별적인 문자 메시지가 전송된 사실을 알고 있으며, 이 문제에 대해 법무부를 비롯한 다른 연방 당국 등과 접촉하고 있다고 밝혔다. 당국이 파악한 문자는 수신자가 “농장(플랜테이션)에서 면화를 따도록 선택되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대선 직후 발송된 인종차별적 문자를 수신한 사람들은 대부분 젊은이들로, 대학생, 흑인들이 많았으나, 최근에는 고등학생, 히스패닉, 성소수자 커뮤니티까지 확대됐다고 FBI는 전했다. ‘LGBTQIA+’란 레즈비언, 게이, 트랜스젠더부터 중성, 무성과 나머지 다양한(+) 성소수자들까지 포괄적으로 이르는 표현이다.
FBI에 따르면 일부 수신자들은 “추방되었다”라거나 “재교육 캠프(re-education camp)에 가도록 뽑혔다”는 내용을 받았으며, 이러한 내용은 문자뿐 아니라 이메일로도 발송됐다.
이에 앞서 대선 다음날인 지난 6일부터 조지아, 앨라배마, 사우스캐롤라이나 등의 흑인 학생들에게 인종차별적 메시지가 뿌려지기 시작했다. 채널2 액션뉴스는 디캡 카운티에서 13세 학생이 “노예가 되어 면화를 따러 갈 것”이라는 문자를 받았다며 메시지 수신자 중 다수가 대학생이지만 일부는 더 젊다고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WP) 등은 버지니아, 노스캐롤라이나, 캘리포니아 등 10여개 주에서 피해자들이 속출했다. 혐오와 차별을 조장하는 언사를 꺼리지 않는 도널드 트럼프의 대통령 당선과 맞물린 시점이어서 누구의 소행인지 의문이 일고 있다. 일각에서는 외국 세력의 분열 조장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했다.
메릴랜드에 본사를 두고 인종차별에 맞서 싸우는 ‘전국 유색인종 진보연합(NAACP)’의 데릭 존슨 회장은 충격적인 문자 메시지는 “역사적으로 증오를 수용하고 때로는 장려했던 대통령을 선출한 결과”라고 주장하며 “이 문자들은 추악하고 혐오스러운 수사가 놀랍도록 증가하고 있음을 나타낸다. 인종차별 집단들은 선거 결과 이후 두려움을 조장하는 데 용기를 얻었다”고 비판했다.
FBI는 아직까지 인종차별적 메시지에서 비롯된 폭력 행위가 발생한 보고는 받지 못했다면서도 메시지를 받은 사람은 전화(1-800-225-5324) 또는 온라인(tips.fbi.gov)으로 신고해줄 것을 당부했다.
윤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