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김건흡의 살며 생각하며] 다시 ‘초인’을 기다리며

니체는 외쳤다. ‘신은 죽었다.’ 니체는 종교가 추구하는 절대 선(善)이나 초월적 가치가 이미 붕괴되고, 사회를 제도하고 규율하는 역할과 기능을 상실했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신은 죽었다고 선언한 것이다. 그렇다면 낡은 신이 죽은 텅 빈 세계, 발 딛고 설 땅이 사라진 폐허에서 인간은 무엇을 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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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그 빵집이 나의 거실로 걸어 들어왔다

천천히 걸어도 30분 안짝으로 갈 수 있는 거리이기는 하지만 노트북 컴퓨터와 책 두어 권 구겨 넣은 가방을 어깨에 둘러메고 비척비척 걷다가 아는 이웃이라도 맞닥뜨리면 그 의뭉스러운 시선을 어떻게 모면할 수 있을까 하는 멋쩍음이 섣불리 나서지 못하고 망설이는 이유일 것이었다 글방이 따로 있는 것도 아니어서 거실 한 귀퉁이에 컴퓨터를 켜놓고 쪼그리고 앉아 있지만 글 한 줄 쓰기가 쉽지 않을 뿐더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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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내 머리속에 지우개

“주어진 초성을 가지고 단어를 맞춰 보세요. “치매 예방에 좋다는 퀴즈를 풀어볼 마음으로 시작했는데 화면에 ㅎ ㄹ ㅅ ㄲ 이 나타났다. 보자마자 나는 호로 새끼! 하고 외쳤다. 외치고 나니 힌트를 준다면서 “아침, 점심, 저녁 우리가 먹는 식사를 말한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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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정옥 칼럼] 유리 아이

‘어느 날, 피렌체와 빌바오 근처의 한 마을에 유리 아이가 태어났습니다.’ 〈Child of Glass〉그림책을 탄생시킨 베아트리체 알레마냐는 이탈리아 볼로냐에서 태어나 지금은 프랑스 파리에서 활동하는 그림책 작가이다. 도서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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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베로니카 수필] 모리와 함께 한 화요일

“어떻게 죽을 지를 안다면 어떻게 살아갈 지를 알 수 있지.” 의미 있는 죽음을 맞이하기 위한 노교수의 일생이 담긴 말이다. 평생을 후학을 위해 몸바쳐 온 그에게 어느 날 질병이 찾아왔다. 저명한 사회학과 교수였던 모리(잭 레먼 분)는 루게릭이라는 자신의 병을 받아 들이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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