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수요에 대응한 생산기반 구축
기존 기아차·현대차 공장과 시너지 기대
현대차그룹이 사바나 인근 브라이언 카운티에 건설하는 전기차 공장은 내년에 착공해 오는 2025년 상반기 완공을 목표로 추진된다. 연간 생산능력 30만대 규모의 이 공장에서는 북미 시장 공략을 위한 다양한 차종의 전기차를 생산한다. 이러한 ‘규모의 경제’를 통해 생산 효율성 및 원가 경쟁력을 강화함으로써 테슬라 등 전기차 시장의 선두주자들과 본격 경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미국 내 전기차 생산기반 구축
현대차그룹은 “향후 전기차 시장의 수요 확대 및 시장 세분화·고객 요구의 다변화 등에 맞춰 기민하게 대응하고, 시장 전략을 수립하는 데 필수인 현지 생산 공급 기반을 갖출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전기차 등 자동차 산업과 관련한 미국 정부의 제도 및 정책 변화에도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현대차그룹은 전망했다.
미국 정부는 2030년까지 신차 판매에서 전동화 차량이 차지하는 비중 50%까지 확대, 충전설비 50만기 설치, 보조금 증대 등 전기차 보급 확대 정책을 강력히 추진 중이다. 여기에 ‘바이 아메리칸'(Buy American) 정책으로 자국에서 생산된 전기차에 유리한 조치를 이어가고 있다.
◇조지아·앨라배마 공장과 시너지 창출
신설되는 전기차 공장은 조지아주의 기아차 생산법인과 400㎞ 떨어진 곳에 들어서기 때문에 앨라배마주의 현대차 생산법인과 함께 부품 협력사 및 물류 시스템을 공유할 수 있을 전망이다. 이처럼 효율적 공급망 관리를 통해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다는 게 현대차그룹의 설명이다. 특히 신설될 공장에는 현대차그룹의 ‘싱가포르 글로벌 혁신센터'(HMGICS)가 실증 개발한 제조 혁신 플랫폼이 도입된다.
이는 기존 공장과 차별화된 스마트 제조 플랫폼이다. 수요 중심의 인공지능 기반 지능형 제어 시스템, 탄소중립(RE100) 달성을 위한 친환경 저탄소 공법, 안전하고 효율적 작업이 가능한 인간 친화적 설비 등 다양한 제조 신기술이 적용돼 신개념 미래 공장을 구현할 것으로 현대차그룹은 기대했다.
이와 함께 현대차그룹은 전기차의 핵심인 배터리를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해 이 공장 인근에 배터리셀 공장도 건설할 계획이다. 차량의 성능과 상세 사양에 맞춰 최적화된 배터리셀을 현지에서 조달해 고효율, 고성능, 안정성이 확보된 높은 경제력의 전기차를 시장 상황에 맞춰 적시에 생산·판매하기 위한 것이다. 배터리 공장 설립에 관한 구체적 계획은 추후 확정할 방침이지만, 배터리 회사와의 전략적 제휴를 통한 설립 방안이 유력해 보인다.
◇미국시장에서 전기차 84만대 목표
오는 2025년 신설 공장 가동이 시작되면 현대차그룹은 미국 시장에서 첫 현지 생산을 시작한 2005년 앨라배마 몽고메리 공장 가동 이후 20년 만에 전기차만 생산하는 완성차공장을 보유하게 된다. 현대차는 앞서 지난 4월 앨라배마공장의 전동환 생산라인 구축에 3억달러를 투자함으로써 제네시스 GV70 전동화 모델을 연내에 생산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고, 전기차 수요가 많은 대표적인 미국 시장에서 이처럼 전동화 추진을 가속화함으로써 미국에서 2030년 84만대의 전기차 판매를 목표로 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의 2030년 글로벌 판매 목표는 323만대(현대차 183만대, 기아 140만대)다. 이는 전 세계 전기차 시장에서 점유율 12%에 해당한다.
김지민 기자